25년 프로기사 마감하는 은퇴 대국
이세돌 대 한돌(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세돌 9단이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을 펼치고 있다. 한돌은 NHN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다.
한국 바둑의 간판으로 활동했던 이세돌 9단은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하며 24년 4개월간의 현역 프로 기사 생활을 마감하고 전격 은퇴했다. hih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인류 대표 기사' 이세돌 9단이 25년의 프로기사 생활을 마감하는 인공지능(AI)과의 대국 첫판을 시작했다.

이세돌은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대국에 나섰다.

지난달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이세돌의 마지막 대국이다.

상대 한돌은 NHN이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이번 대국에는 최신 버전인 한돌 3.0이 나섰다.

대국 현장 분위기는 2016년 3월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때와 비슷했다.

사전에 등록한 약 140명의 취재진이 몰려 뜨거운 취재 경쟁을 벌였다.

이세돌은 대국 예정 시간(낮 12시)을 10분 정도 넘겨 대국장에 들어왔다.

북적이는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세돌은 굳게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알파고와 처음 대국할 당시, 이세돌은 딸 혜림 양의 손을 잡고 밝은 표정으로 대국장에 입장했다.

2016년 3월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하기 전 딸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이세돌.[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한돌과의 대국에는 이세돌의 부인 김현진 씨와 혜림 양은 동행하지 않았다. 친형인 이상훈 9단은 대국장에 모습을 보였다.

3년 9개월 전과 달리 이세돌의 희끗희끗한 새치도 눈에 띄었다.

이세돌은 자리에 앉자마자 바둑판을 응시하며 집중력을 끌어 올렸다.

이세돌 맞은 편에는 한돌의 대리 착수자인 이화섭 NHN 서비스 IB 운영파트 대리가 미리 앉아 있었다.

아마 5단인 이 대리는 한국기원 연구생 1조 출신으로, 현재까지 각종 직장인 바둑대회와 아마추어 대회에서 활발히 활약하는 실력자다.

'한돌' 대리 착수자 이화섭 대리(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한돌 개발사인 NHN의 서비스 IB 운영파트 이화섭 대리(왼쪽)가 18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에서 한돌의 대리 착수자로 대국을 펼치고 있다. 이 대리는 한국기원 연구생 출신으로 아마 5단의 실력을 자랑한다. hihong@yna.co.kr

한돌 3.0은 프로기사 기력을 측정하는 'ELO레이팅' 4천500점을 넘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 바둑랭킹 1위 박정환 9단 등 정상급 기사의 점수로 예상되는 3천600점대 후반을 훌쩍 넘는다.

한돌의 실력이 이세돌보다 우위에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이세돌은 대국 전 흑돌 두 개를 먼저 바둑판 위에 올려놓았다.

이세돌과 한돌의 3번기는 '치수 고치기'로 진행한다. 1국에서는 이세돌이 두 점을 먼저 깔고, 한돌에 덤 7집 반을 준다.

이세돌이 접바둑을 두는 것은 프로기사가 된 이후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은퇴 대국을 접바둑으로 두게 됐다.

대국이 시작되자 정우진 NHN 대표는 "이세돌 9단과 한돌의 대국을 승부 차원에서만 보지 말고, 인간과 인공지능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를 주제로 봐주시면 좋겠다. 이세돌의 은퇴 대국에 한돌이 함께 해서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양재호 K바둑 대표는 "은퇴하는 이세돌 9단을 배웅하는 의미 있는 자리"라고 이번 행사의 의미를 소개했다.

흑백의 승부(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세돌 9단이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을 펼치고 있다. 한돌은 NHN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다.
한국 바둑의 간판으로 활동했던 이세돌 9단은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하며 24년 4개월간의 현역 프로 기사 생활을 마감하고 전격 은퇴했다. hi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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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2/18 13:1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