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 3년 연속 동반하락·부평 수출액 지난해보다 24%↓
실적부진 상관없이 입주업체 수 늘어 '기업 영세화' 심화
위기 전국적 확산 조짐 … 지원제도 정비·확대 대책 시급

인천지역 3곳 국가산업단지 가운데 주안·부평 국가산단 생산과 수출이 올해 들어 동반 하락하는 분위기다.

국가산단 위기는 지역경제 침체로 이어지는 만큼 위기 상황에 맞는 지원제도 정비와 확대 등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안 국가산단, 10월 누계 생산·수출액 3년 연속 하락세

17일 한국산업단지공단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남동·부평·주안 국가산단 생산액은 각각 23조2188억원, 2조3964억원, 2조86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생산액과 비교했을 때 이번 연도 증가세를 보인 곳은 남동 국가산단 정도다.

2018년 1~10월까지 생산액이 21조5260억원이던 남동 국가산단은 1년 동안 7.9% 성장세를 보였다.

2017년 1~10월 생산액이 23조1207억원에서 다음 해 21조5260억원으로 6.9% 하락했다가 2019년엔 회복세로 돌아선 셈이다. <표 참조>

작년보다 수출액이 늘어난 인천 국가산단도 남동뿐이다. 2018년 1~10월 30억8300만달러이던 게 올해 같은 기간엔 39억8100만달러로 집계되며 29.1% 상승세를 나타냈다.

문제는 생산액과 수출액이 동시에 내려간 부평·주안 국가산단이다.

특히 지난 1969년 조성돼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주안 국가산단은 생산·수출액 모두 3년 연속 내리막 국면이다.

주안 국가산단은 지난 2017년 1~10월 3조6783억원이던 생산액이 2018년 1~10월 3조5419억원에서 2019년 1~10월에는 2조8617억원으로 급락했다.

생산액이 2년 새 22.2%나 가파르게 떨어진 것이다.

1~10월까지 주안 국가산단 생산액이 3조를 넘어서지 못한 연도는 최근 5년 중에선 2019년이 유일하다.

수출액은 지난해 1~10월 8억6600만달러에서 올해 21.7% 내려가 6억7800만달러다.

2017년 1~10월 수출액은 9억2400만 달러였다.

부평 국가산단은 수출액 하락세가 눈에 띈다.

2018년 1~10월 4억3900만달러에서 이번 연도 같은 기간 3억3300만달러로 1년 새 24% 감소했다.

생산액은 같은 기간 2조8914억원에서 2조3964억원으로 17.1% 떨어졌다.


▲국가산단 입주업체 전반적 상승세. 기업 영세화 심해지나

지역 국가산단 생산·수출액 실적 부진과 상관없이 산단 입주기업들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8년과 2019년 두 해 10월로만 따져보면 인천 국가산단들 가운데 혼자 실적이 오른 남동에서만 오히려 입주기업이 2018년 10월 6882곳에서 2019년 10월 6761곳으로 1.8% 감소했다.

반면, 주안 국가산단은 2018년 10월 778곳이던 입주기업이 올 10월엔 40.1% 오른 1090곳으로 조사됐다.

11개 업종별 입주기업을 분석하면 '비제조'가 같은 기간 38곳에서 올해 133곳으로 250% 급증했다.

이어 10곳→19곳으로 90% 오른 '음식료', 231곳→338곳으로 46.3% 오른 '전기전자'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인천지역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최근 인천 2호선 개통과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이슈 속에 지식산업센터들이 진입하며 입주기업이 상승 곡선인 주안 국가산단에서 생산·수출액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짚으며 "주안 국가산단에서 '비제조' 비중이 높아지는 건 서울이나 경기지역 지식산업센터처럼 인천 산단에도 공장이 아닌 '사무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거기에 더해 민간 지식산업센터가 무분별하게 난립하면 자칫 영세 제조업체를 모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현실화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산단 위기, 전국 곳곳에서

국가산단 실적 부진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전국 국가산업단지 생산액과 수출액은 363조6000억원과 1150억2000만 달러(약 102조5000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12.0%, 16.8% 감소했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국가산단은 내수 위축과 수출수요 감소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산업단지는 지역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으니 지원제도 정비·확대, 무역리스크 해소 등 적극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