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갈등 구조와 역사·책임 다뤄 … 홍콩·조국사태 향방도
▲ 새얼문화재단, 480쪽, 9000원

<황해문화> 2019년 겨울호(통권105호)가 나왔다. 이번호는 특집으로 '한일 갈등-구조와 역사, 그리고 책임'을 다뤘다.

우선 전성원 <황해문화> 편집장은 '권두언'으로 '봉인된 한일 갈등 뒤의 '숨은 질서(hidden order)''를 통해 광화문과 서초동, 한일관계와 한미동맹, 남북관계와 북미문제, '반일종족주의'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에 그간 은폐되었거나 잠복해 왔던 숨은 질서들이 맹렬하게 그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작가 김홍구의 위안부 할머니들의 흉상 사진과 글을 실은 '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가'를 시작으로 김창록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 강제동원 판결의 위상'에서 한일 갈등의 원인이 된 대법원 강제동원 판결의 역사적 의미와 법적 쟁점을 구체적으로 살피고 있다.

김득중 한국사학회 회장은 '전후 한일 갈등의 구조와 역사, 그리고 2019년'에서 한일 갈등은 갑자기 발생한 것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모두가 알고 있었으나 침묵해왔던 문제가 불거진 것이며, 이 갈등을 관리하는 주체가 누구인가 살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경희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HK교수는 '일본의 역사수정주의·국가주의·백래시의 연동-'새역모'와 '일본회의'를 중심으로'에서 새역모(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와 일본회의 같은 일본 우파들은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2013년 '위안부' 문제를 둘러싸고 진행되는 최근 일본의 극우운동을 이끄는 가장 큰 흐름 중 하나인 넷우익처럼 '혐한'일 뿐 아니라 지독한 '여혐'이라고 주장했다.

강성현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는 '한국 역사수정주의의 현실과 논리-'반일 종족주의 현상'을 중심으로'에서 한국사회에서 스스로 친일파를 자청하는 세력의 등장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한승동 작가는 '한일관계 수조의 형성, 균열, 봉합, 해체'에서 지금의 한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적 경로를 되감기해야만 출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호 '좌담'으로 홍콩시위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려줄 수 있는 홍콩민간인권전선(民間人權陣線)의 부소집인(vice convener) 웡익모(黃弈武) 선생과 백원담 성공회대학교 교수의 '홍콩은 우리 한복판에도 있다'를 게재했다.

'비평'에서 장정아 인천대학교 중국학과 교수의 '모든 것이 정치다 : 2019년 홍콩시위의 기억과 유산'는 범죄인송환법 반대시위로 촉발된 홍콩 시위의 역사적 뿌리와 오늘날 글로벌 자본주의의 포로가 된 세계를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다양한 함의에 대해 살피고 있다. 이상훈 ㈔인천사람과문화 사무국장은 '잊을 수 없는 세월, 다시 마주하는 인현동'에서 1999년 10월30일, 인천에서 발생한 인현동 화재 참사 20년을 성찰한다.

문학평론가인 김명인 인하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는 '조국 사태, 그리고 그 이후-과연 한국사회는 새로운 계급투쟁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서 이른바 '조국 사태'로 상징되는 작금의 상황은 지금까지 한국사회를 이끌어왔던, 이끈다고 자부했던 세력의 파탄과 몰락을 드러내는 사건이었다고 말한다.

'지역 특집-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은 어디 갔나?'는 강제윤 시인이자 ㈔섬연구소 소장의 '분권보다 더 많은 집중이 요구되는 섬 정책', 이희환 구 제물포구락부 관장의 '인구절벽과 지방소멸 부채질하는 수도권 중심주의', 이기우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으로 가는 길'을 차례로 실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