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CGV 운영사업 포기 공문 접수 후 투자비용 놓고 소송준비

 

인천 내항 재개발의 마중물인 '상상플랫폼'의 사업 운영자인 씨제이 씨지브이(CJ CGV)가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가뜩이나 내항 1·8부두 재생사업의 공동 시행자이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떠난 후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던 인천 내항 개선사업이 또다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인천시는 '상상플랫폼' 운영사업자인 CJ CGV로부터 사업 참여를 포기하겠다는 공문을 접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최태안 시 도새재생건설국장은 "2주 전 CGV가 사업 참여 어려움을 전달했고 이날 같은 내용으로 공문을 보내 왔다"며 "현재까지 추진된 사업의 청산작업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시는 상상플랫폼 사업을 위해 그간 투자한 비용을 놓고 CGV와 소송 등을 준비하고 있다.

입찰보증금 1억650만원 회수와 시설설계비 약 5억원, 각종 매몰비용과 향후 시가 상상플랫폼 사업 정상화를 위해 투자할 미래가치 비용 등이다.

인천 내항 8부두 내 폐 곡물창고를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 복원과 전국 최초 항만자산과 관광을 결합한 도시재생성공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2017년 시작된 상상플랫폼은 2018년 7월18일 CGV가 운영사업자로 선정됐다.

시가 정부와 부지매입에 나선 후 CGV가 300억원을 들여 3D 홀로그램 상영관, 가상현실(VR) 체험관, 영상스튜디오 등 첨단 문화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조성한 후 20년간 운영하는 내용이다.

이어 지난 7월 해양수산부의 항만재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 고시로 사업 추진이 본 궤도에 올랐고, 시의 지방건설기술심의가 끝나며 행정절차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CGV가 사업 착공을 차일피일 미루며 본사 재무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신호가 감지돼 사업 백지화가 우려됐다.

시는 상상플랫폼 사업을 원점에서부터 재설계할 계획이다. 시가 직접 사업에 참여할지, 또다시 민간 사업자를 공모할지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최 국장은 "상상플랫폼 사업의 적정성 등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고 내년 중 내항이 개방되는 만큼 선 개방 정책을 통해 수변공간 마련 등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인천의 일부 시민단체들은 인천항 내항 재생사업이 대기업의 이윤 창출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며 반대 운동에 나섰고, 지난 7월에는 내항 1·8부두의 공동 시행자인 LH가 수익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업을 접고 철수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