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선갑도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 주민청원 기자회견'에 참석한 자월면·덕적면 주민자치위원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인천 옹진군 선갑도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옹진군 자월·덕적면 주민자치위원회와 인천녹색연합은 11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갑도는 국내에서 제일 큰 무인도로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이라며 "불법 산림훼손 등이 진행되고 있는 선갑도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해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연환경보호법에 따라 환경부 장관과 시·도지사가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고 보전이 필요한 곳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 정부로부터 자연 보호 등에 필요한 관련 예산을 받을 수 있다.

선갑도는 섬 전체가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응회암으로 이뤄졌다. 구렁이와 매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가침박달, 쇠뿔석이 등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선갑도에서 최근 불법 개발이 진행되면서 자연 생태계가 훼손됐다. 선갑도 소유주인 한 개발 업체가 선갑도 해안 근처를 불법으로 매립한 뒤 건물을 짓자 옹진군은 원상복구 명령을 내린 상태다.
기자회견 후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 294명이 동의한 선갑도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 청원서를 박남춘 인천시장에게 전달했다. 환경부에도 청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장정구 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선갑도의 'C'자형 호상 해안과 주상절리는 전 세계 어느 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경관으로 지리적 가치가 있다"며 "선갑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법훼손을 멈추기 위한 장치로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