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역에서 갑자기 심정지로 쓰러진 20대 청년을 역무원이 자동심장충격기(AED)를 활용해 생명을 살려 화제다.

10일 가천대 길병원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7시쯤 인천지하철 1호선 원인재역 역사 안에서 김모(28)씨가 갑자기 쓰러졌다.

시민들의 긴급 전화를 받고 역무원 홍은기(38) 대리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김씨는 혈색이 검게 변한 채로 움직임 없이 누워 있었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홍 대리는 AED에서 흘러나오는 설명에 따라 제세동 패치를 환자 몸에 부착한 뒤 차분하게 심장 충격을 실시했다.

그 사이 도착한 소방대원은 곧바로 환자를 가천대 길병원 응급실로 이송했다.

같은 시각 중앙응급의료센터와 인천응급의료지원센터는 원인재 역사에 설치된 AED 사용을 감지했다. AED 자동화 관리 시스템을 통해 환자가 길병원 응급실로 이송되는 것을 확인하고, AED에 저장된 환자의 심정지, 처치 기록 등을 의료진에게 전달했다.

이 시스템은 AED의 방전, 고장 유무 등을 원격으로 확인하고, AED 사용시 정보가 실시간으로 센터로 전송되는 시스템이다. 인천응급의료지원센터는 중앙응급의료지원센터 지원을 받아,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천지하철 1호선 32개 역사에 AED 자동화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병원에 도착한 환자는 심정지로 인한 뇌손상 및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집중치료를 받은 후 다행히 후유증 없이 회복됐다. 환자는 중환자실을 거쳐 현재 상태가 크게 호전돼 일반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홍 대리는 "환자가 숨을 쉬지 않고 쓰러져 있는 상황에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고, (도움을 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환자가 의식을 찾았다고 하니 뿌듯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