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블록 깨지고 조형물엔 녹, 시와 킨텍스 조치없이 방치
▲ 고양 킨텍스가 파손된 제1전시장 앞 보도블록과 나무 의자 등을 제 때 수리·보수하지 않고 있다. 제1전시장을 찾은 한 방문객과 어린 아이가 깨진 보도블록 위를 걷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고양 킨텍스가 기초 시설물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

제1전시장 앞 보도블록이 대부분 깨지고, 조형물은 녹이 슬었는데도 이를 수개월째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1전시장을 소유한 고양시도 '킨텍스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뒷짐만 지고 있다.

앞서 킨텍스는 제2전시장 지하주차장 내 고장 난 식별등 수백 개를 방치해 방문객의 원성을 샀다.
<인천일보 12월2일자 19면>

10일 킨텍스와 시에 따르면 제1전시장 부지 면적은 22만3345㎡다. 지하 1층~지상 2층짜리 건물로 2005년 4월29일 개관했다.

이곳은 2011년 9월28일 제2전시장이 문을 열기 전까지 국내·외 대형 행사를 치른 국내 최대 규모의 전시장이었다. 얼마 전엔 킨텍스가 주최한 2019 코리아 크리스마스 페어도 열렸다.

이달 중순까지는 2019 대한민국 드론박람회와 LH 하우징 플랫폼 페스타를, 다음달 말까진 어린이 실내 초대형 놀이체험전을 개최한다.

그러나 현재 제1전시장 지상주차장부터 입구까지 깐 보도블록 대부분이 깨진 상태다. 이러면서 어린아이들이 걸려 넘어지거나 방문 차량 타이어에 손상이 생기는 일이 잦다.

또 방문객이 앉아서 쉬는 나무 의자엔 물건을 나르는 카트와 각종 청소 도구가 널브러져 있다.

게다가 1전시장 입구 앞에 설치한 조형물은 녹이 슨 채로 방치돼 있다. 방문객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방문객 이현희(33)씨는 "아들과 전시장 쪽으로 걷다가 깨진 보도블록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며 "이건 기본 중의 기본 아니냐. 정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킨텍스와 제1전시장 소유자인 시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킨텍스는 개장 때부터 제1전시장을 무상으로 사용하다 2013년 5월 시에 기부채납했다. 시가 소유권을 갖는 대신 시설물 관리·운영·수리·보수는 킨텍스가 맡는 조건이었다.

다만 대수선(건축물의 기둥, 보, 내력벽, 주계단 등의 구조나 외부 형태를 수선·변경하거나 증설하는 것)이 필요할 땐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부채납 이후 킨텍스는 파손·고장 난 시설물을 제때 수리·보수하지 않았다. 시도 예산 지원 등 별다른 조치를 안 했다.

시 관계자는 "킨텍스에서 시설물 보수에 필요한 예산을 달라는 요청이 없었다"며 "소유권은 우리에게 있지만, 보수·수리는 킨텍스가 해야 한다"고 밝혔다.

킨텍스 관계자는 "최근 깨진 보도블록을 수리하고 있다. 다만 방문 차량이 계속 오가면서 망가진 곳이 더 파손되는 상황이다"라며 "아예 아스팔트 등 신소재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고양 글·사진=김재영·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