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설주차장 개방 소식에 학부모들 반발
"학교 주차장을 개방한다면 외부인이 자유롭게 오고 갈 텐데, 혹여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이에요. 관리가 얼마나 잘 될지도 의문이고…."

9일 인천 부평남초등학교에서 만난 학부모 이모(41·여)씨는 2020년부터 학교 부설주차장이 지역 주민에게 개방된다는 소식을 듣자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씨는 "다른 주차장도 많은데 왜 하필 학교 주차장인지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며 "학교에서 흉흉한 사건이 벌어지는 세상인데 정말 아이들 안전을 자신할 수 있는지 오히려 되묻고 싶다"고 반발했다.

지역 내 주차 공간 부족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부평구가 학교 부설주차장 활용 방안을 꺼내들었지만 정작 학부모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안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구의 주장에도 의심의 눈초리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구에 따르면 이날 구와 지역 내 5개 학교 관계자들은 '학교 부설주차장 개방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주차난 민원이 다수 발생하는 지역과 가까운 학교를 대상으로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30분까지 주차장을 개방한다는 내용이다. 해당 학교는 부평남·부원초등학교와 부흥·동암·부원중학교 등 총 5곳이다.

구는 학교당 최대 1억원의 예산을 들여 주차장 시설을 보수, 실질적인 개방은 내년 9월부터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 같은 결정이 해당 학교 학부모들에게 큰 반감을 산다는 데 있다. 학부모들은 주차장을 활용한다는 취지는 공감하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대비책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부원초 학부모 A씨는 "같은 교문으로 아이들과 자동차가 이동하다 보면 언젠가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며 "게다가 마음만 먹으면 주차한 뒤 학교 내부까지도 들어갈 수 있어 여러모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주차장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인력을 고용하고 이용객의 신원 역시 꼼꼼히 확인할 것"이라며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