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출신 저자 10년 탐구자료 엮어
문맹·노예로 온갖 고초 겪고 난 후
강해진 '생존본능' 세계정복 이뤄내
▲ 구준회 지음, 다인아트, 258쪽, 1만5000원.

 

▲ 징기스칸 동상


"800년 전 문명세계를 전혀 접해보지 못했던 한 야만인이 문명국가 대부분을 정복해 역사상 가장 큰 대제국을 건설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스스로 생존하기조차 힘든 여건을 갖고 태어났던 한 인간이 대제국을 건설하고 교류의 확대를 통해 인류 역사의 흐름까지 바꿔 놨다는 사실은 선뜻 믿기 어려울 정도로 경이롭다. 이는 평생 문명세계를 사납게 공격하고 약탈했던 징기스칸에 대해 야만적인 정복자이자 폭력자로만 규정지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들어가며 10쪽)

인천일보, 인천신문에서 20여년간 기자로 활동한 구준회 작가가 최근 징기스칸 일생에 대한 단상을 담은 책 <헬로 징기스칸>을 출간했다.
'생존본능이 세계를 정복하다'란 부제를 단 이 책은 지은이가 징기스칸에 심취해 10여년 간 징기스칸과 유목민족에 관해 탐구를 해오며 SNS에 연재해오다 책으로 묶었다.

이 책은 모두 6부로 구성했는데, 제1부는 징기스칸의 출생 등을 다룬 '초원의 사나이', 제2부는 징기스칸의 숨겨진 진실을 담은 '징기스칸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제3부는 지금도 전해오는 징기스칸의 격언 등을 기록한 '지금도 살아있는 전설의 사나이', 제4부는 징기스칸의 인관관계를 나타내는 '징기스칸과 그의 인물들', 제5부는 징기스칸의 전투능력을 보여주는 '세계를 정복한 몽골기병', 제6부는 고려와의 관계를 살펴본 '몽골과 고려' 등을 담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전문 연구서나 논문 형식의 글이 아니라 토픽 위주로 지은이의 단상을 담아 좀 더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내용을 담고 있다는 데에 있다. 그렇다고 지은이의 주관에만 치우친 것이 아니라 철저한 역사적, 사료적 바탕 위에서 쓴 글이라 읽는 이에게 신뢰를 더해주고 있다.

특히 지금의 '햄버거'가 몽골기병이 먹었던 '타타르 스테이크'에서 유래했다는 것과 우리나라의 소주가 징기스칸의 손자 쿠빌라이가 큰 역할을 했다는 등의 작은 에피소드는 책에 감칠맛을 더해, 독자들이 무겁지 않게 다가가게 해주고 있다는 평가다.

지은이는 "끝없는 정복전쟁을 통해 대제국 건설 원동력에는 생존위협이 끊이지 않았던 시대에 노예생활 하는 등 온갖 고초를 겪은 인간의 생존본능, 자기방어본능이 밑바탕에 깔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도 "생존을 위협받는 환경에서 자란 징기스칸이 세계를 정복, 대제국을 건설하고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힘은 아직도 연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