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훈은 71% 완료
중학교·2000년 이후 개교한 곳 '적극'

성차별적 표현이 포함된 인천지역 학교들의 48% 이상이 교훈·교가를 수정했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급별 수정 비율은 중학교가 고등학교보다 더 많았고, 2000년대 이후 개교한 학교가 더 적극적으로 수정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단아에서 지혜, 경애에서 배려로

8일 인천시교육청의 '양성평등한 교훈·교가 새로 쓰기 사업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성 평등에 위배된 표현이나 구절이 담긴 교가를 사용해온 학교 65곳 중 22곳이 수정을 완료했고, 9곳은 진행 중이다. 전체 대상 학교 중 48%가 수정 작업에 참여한 셈이다.

교훈의 경우에는 전체 대상 학교 7곳 중 3곳이 수정을 마쳤고, 2곳이 진행 중으로 수정률은 71%에 달했다. 앞서 시교육청은 인천지역 학교 510곳의 교훈·교가를 전수 조사했고, 교훈·교가 개선이 필요한 학교들은 구성원 의견과 특수성을 고려해 수정 작업을 추진한다.

특히 부일여중의 경우 교훈 수정뿐만 아니라 교가 전체를 개사할 정도로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관련 표> 기존 교가에 쓰인 '단아하고 매운 절개 알차게 배워'를 '행복하고 지혜로운 생각을 배워'로, '경애'는 '배려' 등으로 각각 개사해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표현을 제외시켰다. 교훈도 '성실, 경애', '성실, 배려'로 새로 수정했다.

부일여중과 같이 대상 학교들은 특정 성 역할을 반영하는 단어를 양성평등 의미가 담긴 표현으로 대체해 수정했다. 인천과고의 경우 '대한의 건아'를 '대한의 인재'로, 남인천여중은 '앞날의 새 살림에 큰 열매되자'를 '미래의 우리나라 큰 열매되자'로 각각 바꾸며 양성평등한 학교 문화를 조성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수정 비율 높은 중학교

교훈·교가 새로 쓰기 사업 결과를 분석한 결과, 학교 급별 및 개교 시기별로 수정 완료율이 달랐다. 중학교, 2000년대 이후 시기 개교한 학교가 교훈·교가를 수정한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중학교의 교훈 수정완료율은 75%, 교가는 41.4%였다.

반면 고등학교의 경우 교훈을 수정한 사례는 없었고, 교가를 수정한 비율은 26.7%에 불과했다. 고등학교의 교훈·교가 미수정 사유로는 부모와 동문회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한 결과, '수정이 불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33.3%를 차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개교시기에 따라 수정률도 다르게 나타났다. 2000년대 이후 개교한 중고등학교는 수정완료 혹은 계획 중인 곳이 미수정보다 더 높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부일여중은 전체 개사한 교가를 다양한 버전으로 부르기 대회도 여는 등 상당수 학교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학교들이 교훈교가 새로 쓰기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와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