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20곳 선출 … 전현직 시장 인사·캠프 출신 등 출마 '정당 표밭갈이용' 우려

사상 처음으로 진행하는 경기지역 민선 체육회장 선거가 정치권 선거의 전초전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총선을 앞두고 치르는 최대 선거여서 지역 정치권은 전·현직 시장및 정치권 영향을 받은 인사들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경기도체육회 등에 따르면 내년 1월 15일까지 민간인 체육회장을 뽑는 선거가 지역별로 치러진다. 지난해 12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으로 정치적 중립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이 금지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체육회장은 대부분 지자체장이 당연직으로 맡아 왔다.

다만 총회 등에서 규정 등을 문제삼아 내홍을 겪고 있는 지역 등을 제외하고 내년 1월 15일까지 19개 시군체육회와 경기도체육회 등 모두 20곳이 진행된다.

도내 지자체 체육회 선거에 출마한 인사의 상당수가 현 시장측과 관련 있는 인물이다. 이 때문에 '정치와 체육의 분리'라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도내에서 가장 빠르게 오는 27일 선거를 치르는 파주시 체육회장 후보로 최종환시장 체제에서 수석부회장을 지내던 우종범 부회장과 최흥식 시체육회 고문이 맞붙을 전망이다.

군포시체육회는 지역토박이로 군포시축구협회 회장을 장기간 맡는 등 지역체육계에서 오랫동안 잔뼈가 굵은 서정영 현 시체육회 수석부회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호남출신인 한대희 시장이 당선한 후 시체육회 수석부회장으로 취임했다.

평택시체육회는 이진환 전 시체육회 수석부회장 단독 출마로 정리되는 모양새다. 정장선 시장의 캠프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이 전 부회장은 추진력과 조직 장악 등에 능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거일은 내년 1월 12일로, 선거인단은 230명이다.

광주시체육회는 신동헌 시장 캠프에서 일을 한 소승호 전 체육회 상임부회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여주시체육회도 채용훈 체육회 수석부회장과 이규동 전 체육회 수석부회장의 2파전 양상이다. 이 전 수석부회장은 전임시장 당시 수석부회장이어서 전·현직의 대리전 양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선거일이 1월 10일로 확정됐다.

특히 민간체육회장 선거가 과열양상으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직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아 선거 일정도 확정되지 않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시흥·오산·광명시도 내부 문제를 해결에 고심중이다.

선거 관리규정의 형평성 문제로 선거일정에 차질을 빚은 안산시는 당초 계획보다 늦은 2월 20일 선거를 앞두고 있다. 제종길 전 안산시장 당시 상임부회장을 맡은 정용상, 안산그리너스FC 축구단 대표이사를 맡았던 김필호 씨와 현 윤화섭 시장 선대본부장 출신인 김복식 체육회 상임부회장 등이 출마를 앞두고 있다. 또 박영진 시보디빌딩협회장, 송길선 전 충청향우회장도 예상된다.

이같은 과열양상은 법 개정 취지와는 달리 이번 선거가 총선 등 각종 선거를 대비한 정당의 표밭관리 마당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체육회 소속 회원이 많다보니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새 체육회장 선출에 촉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강태형 경기도의회 의원은 지난 행정사무감사에서 "내년 법안 시행일을 앞두고 도내 일부 시·군 체육회에서는 대립과 갈등으로 민간체육회장 선거가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경기도 체육발전에 이바지할 훌륭한 인격과 능력을 갖춘 분이 민간체육회장으로 선거를 통해 추대될 수 있도록 경기도 차원의 공명정대한 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