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준우승 신화 다룬 영화 '비상' 상영회·토크쇼 현장
연출 임유철 감독·구단 황새롬 팀장 제작과정 뒷이야기 나눠
"당시 적이었던 유상철·이천수, 현재 팀 이끌어 아이러니" 소감
▲ 4일 영화공간주안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비상'관람과 '톡톡쇼'. 왼쪽부터 사유진 감독, 임유철 감독, 황새롬 인천유나이티드 경영지원팀장.


"2005년 시즌 인천 유나이티드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선수들이나 다른 구단에서 퇴출당한 선수들이 미친 듯이 뛰었어요. 선수들만 보면 도저히 이기지 못할 것같은 상대팀을 꺾고 데이터를 보면 나올 수 없는 성적을 거둔 신기한 팀이었지요."

올 시즌도 K리그 1부리그 잔류에 성공한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2005년도 K리그에서 거둔 '시민구단으로 창단 2년만의 준우승 신화'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비상' 관람과 함께 연출을 맡은 임유철 감독과 황새롬 인천구단 경영지원팀장이 영화 제작과정의 숨은 뒷얘기 등을 나눈 '시네마 톡, 스포츠 톡-톡톡쇼(Talk Talk Show)'가 지난 4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인천의 다양성 예술영화관 '영화공간 주안'에서 열렸다.

임유철 감독은 "영화 '비상'은 처음에는 KBS 1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KBS스페셜'로 방영하기 위해 촬영을 시작했는데 무명선수들이란 캐릭터도 좋고 그들에게 담겨있는 스토리에 감동이 묻어나서 이거 '물건'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영화로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2009년 인천구단 서포터즈들의 원정응원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미추홀보이즈, 제주원정기'의 사유진 감독이 사회를 맡은 이날 '톡톡쇼'에서 황새롬 팀장은 "당시 챔피언결정전 상대였던 울산 현대에는 유상철과 1차전 인천 홈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이천수 선수가 뛰었는데 현재는 인천구단 감독과 전력강화실장이고, 인천의 주장이었던 임중용 선수는 수석코치로 유 감독, 이 실장과 함께 인천 선수단을 이끌고 있어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영화 '비상'의 주요 장면이었던 장외룡 감독의 전략에 대한 고심과 임중용의 실명위기, 연습장에서 골대를 옮기던 외국선수 라돈치치가 손만 대고 힘을 쓰지 않자 임중용의 '투게더' 고함, 수비 상황에서 실수에 대한 얘기를 하다 말싸움으로 번진 김치우, 최효진, 성경모와 울산과 마지막 경기후 인천 팬들이 외치던 '사랑한다 인천' 등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으로 남아있다.

이날 행사를 함께 한 30여명의 관객들은 "영화 '비상'을 다시 보니 그 때의 감동이 생생하게 다시 전해지는 것 같았다"고 입을 모았다.

2004년 창단 첫해에는 K리그 13개팀 가운데 12위에 머물렀지만 2005년 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 '비상'은 2006년 발표 당시 전국 관객 3만9000명으로 스포츠를 주제로 한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사상 최다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공간주안의 '스포츠영화 상영회' 첫 번째 순서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인천국제스포츠영화제 조직위원회에서 마련했다.

/글·사진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