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올해 마지막 추경안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태풍 '링링' 등 재난으로 예산을 쓰지 못한 사업이 대거 포함됐다. 35건에 이르는 이들 사업비를 합치면 700억원이 넘는다.

4일 인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제출된 '2019년도 인천시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제4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보면, 일반회계 7조5998억원 가운데 예산이 전액 삭감된 사업은 모두 35건이다. 총 삭감 규모는 719억9400만원에 이른다.

시는 마지막 추경을 통해 현안사업의 변동사항을 반영하고 집행잔액을 정리한다. ASF, 태풍 링링 등으로 행사가 전면 취소된 사업들이 이번 추경안에 반영됐다.

행사·축제 예산은 지난 9월 강화군에서 발생한 ASF로 직격탄을 맞았다. 3000만원 예산이 편성됐던 '북한이탈주민과 함께 하는 통일한마음 체육대회'는 지난 10월12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ASF로 인해 잠정 연기됐다. 이후 인천하나센터가 자체예산 2400만원으로 규모를 줄여 지난달 23일에서야 행사를 진행해, 결론적으로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이외에도 시도 친선 체육대회 참가지원(4000만원), 2019년 대한민국 환경교육 한마당(4000만원), 세계 책수도 지정기념 리딩보트(2000만원) 행사를 비롯해 하반기 민방위교육 훈련(1000만원) 등도 ASF 확산을 막기 위해 취소됐다.

지난 9월7일로 예정됐던 '9.15 인천상륙작전 월미축제(5000만원)'는 태풍 링링이 상륙하면서 취소된 경우다.

한편 시의회 예결특위는 이날 심사를 거쳐 4회 추경안을 11조675억원으로 의결했다. 지난달 시가 발표한 추경안은 기존 11조383억원보다 72억원 감소한 11조311억원이었다. 하지만 시가 300억원이 넘는 체납 징수액, 취득세 등을 세입에 포함시키길 요청하면서 추경 규모가 대폭 불어났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