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3선 의원인 김영우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던 중 잠시 감정을 추스르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3선인 김영우(포천가평) 국회의원이 4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미 경기지역 더불어민주당 초선인 표창원(용인시정) 국회의원이 이미 불출마를 선언했고, 5선인 원혜영(부천 오정) 국회의원은 조만간 불출마를 선언, 3선인 백재현(광명시갑) 국회의원도 오래전 부터 불출마를 고심중이다.

이때문에 도내 정치권의 물갈이 신호탄이 터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제가 몸담았던 정당의 대통령 두 분이 모두 법정에 섰다. 이제라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치에 입문하는 과정과 정치를 해오는 과정에서 두 전직 대통령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받은 정치인"이라며 "이렇게 책임을 지는 일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도 그동안 왜 그리 번민이 있었는지 제 자신이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한국당 지도부를 겨냥해 "모두가 공감하듯이 지금 한국당의 모습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온전히 얻을 수 없다"며 "우리 스스로를 깨부수지 않은 채 단순한 정치 기술과 정치공학, 상대방에 대한 공격적 언어만으로는 국민과의 간격을 메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YTN 기자 출신으로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정책상황실 부실장을 맡으면서 정치에 입문해 18대~20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이같은 현역의원 불출마 선언은 자당 내 인적 쇄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다는 반증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여야 모두 내년 총선의 핵심으로 인적 쇄신을 꼽았다. 한국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 3분의 1(33%)을 컷오프하겠다고 밝혔고 민주당도 지역위원회 당무평가를 통해 하위 20%를 물갈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본격적인 물갈이를 시작했다.


그러나 불출마를 요구받고 있는 중진 의원들이 현재까지 꿈적도 하지 않고 있어 인적 쇄신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최근 기고를 통해 "의정활동에 비교적 충실한 편에 속하는 의원들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반면에 정작 그만둬야 할 사람들은 그만둘 생각이 없다. 한마디로 엉망진창인 대한민국 정치를 만든 데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정치를 그만둘 생각이 없고, 그나마 나은 사람들만 이런 식의 정치를 못 견뎌서 그만두겠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인적 쇄신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도내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총선은 인적 쇄신이 핵심 키워드다"며 "여야가 경쟁적으로 인적쇄신을 하지 않으면 국민으로부터 심판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경쟁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