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사장 5명 중 2명 자진사퇴..."중앙정부 낙하산 인사 대참사"
인천항만공사가 잇따른 CEO 수난으로 인천항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항만업계에서는 중앙정부 낙하산 사장으로는 더 이상 인천항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든 만큼 인천시와 항만업계가 제대로 된 CEO 영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남봉현 제5대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지난달 26일 자진 사퇴했다.

2020년 2월6일 임기만료를 2달여 앞둔 시점인데다 사전 예고도 없었던 만큼 이날 오후 급히 마련된 인천항만공사 퇴임식은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치러질 수밖에 없었다.

남 전 사장은 27일부터 시작된 해양수산부 유관기관 감사에 응모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남 전 사장의 전임인 유창근 4대 사장도 임기를 채우지 않았다.

비해양수산부, 첫 업계 출신 사장이라며 기대를 모았던 유창근 전 사장은 2016년 9월 인천항만공사 사장을 퇴임했다.

유 전 사장은 공모과정을 거쳐 현대상선 사장으로 다시 돌아간 뒤 2년 반 뒤 용퇴했다.

유 전 사장의 갑작스러운 퇴임으로 인천항만공사는 수개월 동안 최고경영자가 자리를 비운 채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되는 파행을 겪었다.

인천항 개발 및 관리·운영하는 공기업으로 2005년 설립된 인천항만공사 역대 사장 5명중 벌써 2명이 다음 자리를 위해 스스로 사퇴하면서 공사가 인천항 리더십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평가다.

게다가 초대 사장이었던 서정호 사장은 퇴임 이후 경쟁항이었던 평택항만공사 수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인천항 물동량중 상당 부분이 평택항으로 이전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이처럼 인천항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인천항만공사가 CEO 리스크를 겪으면서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박남춘 인천시장이 해수부 출신으로 청와대 인사수석을 지낸 만큼 부산항만공사나 광양항만공사처럼 지역과 밀접한, 향토애를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 6대 사장으로 선임돼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역대 인천항만공사 사장 5명중 4명이 해양수산부 출신이었으며, 사장중 2명은 자기 자리를 찾기 위해 자진 사퇴했다는 것은 다른 항만공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중앙정부의 인사대참사다"라며 "업계에서는 박남춘 시장이 중앙정부와 제대로 협상을 벌여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다"고 말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인천항은 인천내항 1·8부두 재개발과 중고차 수출클러스터 조성 등 현안에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인천항에서 돌파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며 "인천항을 잘 알고 인천항에 대한 애정을 갖고 무엇보다 임기를 채울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