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진 사회부 기자

 

10년 전 인천 제물포역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볐다. 인천대 학생들부터 인근 15개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제물포역을 거쳐 학교를 통학했다.

특히 인천대 학생들에게 제물포는 20대 초반 풋풋한 대학시절의 낭만과 추억이 오롯이 녹아 있는 곳으로 기억된다.

제물포역에서 내려 도보로 10여분 걸리는 학교까지 걸어가다 만난 친구들과 어제 있었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눴고, 수업이 끝난 후 저녁에는 6000원으로 뒷고기를 먹을 수 있는 제물포역 주점으로 달려가 선후배들과 함께 희망찬 내일을 그려보기도 했다. 그렇게 제물포역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 우리가 사랑했던 제물포역은 이제 더 이상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인천대가 2009년 송도로 이전하면서 제물포역 카페와 음식점은 학생들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 됐다.
점포 수는 지난 2013년 380여개였지만 최근 무려 300여곳이 문을 닫았다. 제물포역 지하상가도 빈 점포가 늘어나 주변은 도심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로 인천대가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한 지 10년째가 되는 해를 맞아 의미 있는 논의가 시작됐다.
인천대학교 발전 후원포럼은 지난달 29일 교수회관에서 '제물포역세권 도시재생 사업과 인천대 제물포 캠퍼스 역할 강화'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쇠퇴한 제물포역 역세권을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인천대의 역할은 무엇이고, 앞으로 지역사회와 어떻게 협력해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인천대 교수와 도시재생 전문가, 시의원 등이 머리를 맞댔다.
인천시는 제물포역 일대 도시재생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 관련 용역에 착수했다.

내년 상반기 국토교통부 도시재생뉴딜사업 공모 사업에 해당 지역을 신청할 계획이다.
제물포역이 정부의 공모 사업에 선정되면 국비를 받아 임대상가를 리모델링해 청년 창업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 빈집은 청년주거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낡은 주거지는 정비 및 재생을 하는 등 제물포역을 다시 사람들이 몰리는 공간으로 재창조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학교와 지역 상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제물포역 활성화에 있어 인천대의 역할은 중요하다.

도시재생 사업을 할 때 무조건 부수고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새로 탄생되는 공간이 창업 학생들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듯 학교가 지역사회와 함께 머리를 맞대 제물포역의 내일을 고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