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실자식을 학대하는 계모의 이야기는 으레 `장화홍련전""으로 대변된다. 그리고 우리 고전이 수다스러워서 그럴까. 모습이 추하고 심성이 고약한 것으로 그려 놓는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기로서 그런 여인을 어느 남정네가 후실로 들이겠는가 여겨지기도 하고 계모를 고발하는 마음이 여북했으면 그렇게 표현했으랴 싶어지기도 한다. 아무튼 우리의 계모설화는 전실자식들에게 가혹했던 것으로 나타나며 `장화홍련전""의 허씨는 이런 여인이었다.
 “그 용모를 의논할진데 두볼은 한자가 넘고 눈은 통방울같고 코는 질병 같고 입은 메기 같고 머리털은 돼지털같고 키는 장승만 하고 소리는 이리 소리 같고 허리는 두아름이나 되는 것이 게다가 곰배팔이요 수중다리에 쌍언청이를 겸하였고 그 주둥이를 썰어내면 열사발은 되고 얽기는 콩멍석 같으니…”
 하긴 계모에 대한 못된 감정은 비단 우리뿐이 아니다. 서양 여러나라의 속담을 보아도 그렇고 중국의 고사들도 그러하다. 계모 슬하에서 성장한 순임금도 몇번의 위기를 모면하고 있으며 진나라때 민손은 사악한 계모에게 효성을 다한 효자로 칭송을 받는다. 추운 겨울날 계모가 친자식에게 솜옷을 그에게는 갈옷을 입혔는데 부친이 뒤늦게 알고 분개 내보내려하자 민손이 만류하여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가 계시면 한자식이 추위를 참아 되지만 아니 계시면 두자식이 모두 떨어야 합니다.”
 이렇듯 옛 이야기의 계모들은 전실자식을 학대하는 내용들이다. 착한 계모는 그리 많지 않아 처음에 몹시 학대했다가 자기를 지성으로 섬기는데 감동 개과천선하는 경우와 처음부터 전실자식을 친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천성적으로 선한 경우가 있다.
 다섯살된 전실딸을 입에 담기도 끔찍스럽게 학대한 젊은 계모가 경찰의 신세를 지게 되었다. 그것을 신문은 엽기적이라고 표제를 달았거니와 이유는 편식과 생모를 닮았다는 것 때문이다. 지금이 어느 시대라고 옛날로 회귀하는가. 계모는 그렇다치고 아빠는 무엇을 했는지 물어야 한다. 장화홍련의 생부 배좌수도 그런 인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