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고교생 보존요청에 답변서 전달
인천지역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철거를 앞둔 '미쓰비시 줄사택'을 현장 그대로 보존해 달라는 탄원서를 부평구에 보낸 가운데 구가 줄사택의 역사가 담긴 기록화 보고서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2일 구에 따르면 이날 줄사택 보존을 요청하는 의견에 대한 답변서를 해당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답변서에는 공공청사와 공영주차장 건립 등으로 철거가 예정된 줄사택에 대한 기록화 사업을 추진해 최대한 역사를 지키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위해 이달부터 오는 2020년 3월까지 줄사택 실측조사와 도면 작성 등을 위한 용역을 진행하기로 한 구는 늦어도 내년 말까지는 기록화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 관계자는 "기록화 보고서에는 줄사택의 사진과 연혁 등 기본적인 자료부터 시작해 실측도면과 철거되는 모든 과정, 복원 시 착안사항과 활용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리며 "이는 미쓰비시 줄사택을 보존해 달라는 학생들의 의견에 대한 구의 대답"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인천고등학교 학생 519명은 지난달 중순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노동자들의 합숙소로 사용된 미쓰비시 줄사택의 철거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부평구에 보낸 바 있다. <인천일보 11월25일자 2면>

줄사택이 모두 철거된다면 현장 곳곳에 남겨진 강제노역의 흔적이 사라질 뿐 아니라 끝내 기억에서도 잊힌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막고자 학생들은 줄사택을 그 자리 그대로 보존한 뒤, 어두운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 교육 공간 등으로 활용하자고 제언했다.

구는 줄사택이 지난 역사성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엔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줄사택 주변 열악한 주거 환경 역시 개선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구 관계자는 "현재 줄사택 주변 지역 생활 인프라 개선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줄사택의 역사성도 활용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의견처럼 부평이 간직한 역사를 다음 세대에 제대로 물려줄 수 있도록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