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류자이 산둥성 당서기 만나
▲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와 류자이 중국 산둥성 당서기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자매결연 강화를 위한 협력방안 논의를 마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이재명 경기지사가 중국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류자이 산둥성 당서기를 만나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형식은 자매결연 10주년이지만 대한민국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려는 경기도와 미중 갈등 속 침체되는 중국 경제를 한·중 교류협력 복원으로 되살리려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류자이(劉家義) 당서기를 비롯한 중국 산둥성 대표단은 '경기도와 산둥성 간 자매결연 10주년'을 맞아 2일 도를 방문, 양 지역의 공동번영을 위해 더욱 긴밀한 상호 교류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류자이 산둥성 당서기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기도-중국 산둥성 3개년 우호교류 실행계획서'를 체결하고, 한 차원 높은 교류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2009년 12월 11일 '경기도-산둥성 간 자매결연'이 이뤄진 지 10년 만에 체결된 '경기도- 중국 산둥성 3개년 우호교류 실행계획서'에는 ▲2020년~2022년 '경기-산둥 우호의 해' 주제지정 및 행사 개최 ▲매년 실국장 급 인사 상호 정례 방문을 통한 인적네트워크 강화 ▲매년 경기- 산둥 우호협력 연석회의 정례 개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지사는 동북아 지역의 공동번영을 위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구체적인 모델로 '유럽공동체'를 언급한 뒤, "양 지역 간 자유로운 방문이 이뤄지도록 한다면 새로운 교류협력의 장이 열리는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관광 교류 활성화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류 서기는 "경기도는 산둥성의 이웃이다. 앞으로 양측의 협력 발전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담고 있는 '3개년 우호교류 실행계획서'에 따라 양 측의 교류 분야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중국의 연이은 경기도 방문의 배경에는 미중 갈등 속 침체되는 중국 경제를 한중 교류협력 복원을 통해 되살리려는 구상이 깔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10월 외국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고 리커창 총리는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는 등 한국 기업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시사했다.

류 당서기는 30여년 간 감사 부문에 종사했으며, 시 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 국가부주석(당시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과 반부패 사정을 이끌다 시 주석의 눈에 띄어 2017년 국가심계서장(감사원장 격)에서 산둥성 당서기로 파격 발탁됐다.

따라서 류 당서기가 방한 기간 한중 관계 복원과 경제 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시 주석의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이 지사는 또 지난달 탕량즈(唐良智) 중국 충칭시장을 만나 빅데이터 등 미래산업분야 정보 및 자료 공유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교류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충칭시는 중국 정부가 의지를 갖고 빅데이터 산업 등 미래산업분야의 핵심요충지로 육성하고 있는 중국서부 시장의 거점 도시이다.

도는 중국 동북지역은 물론 중국 중서부 지역까지 교류협력의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중서부 지역과 교류협력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