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식별등 수백개 고장·방치
방문객 뺑뺑이 돌기 일쑤 지적
▲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 주차장 내 주차 차량 식별등 수백 개가 고장 난 상태로 방치돼 있다. 일부는 불조차 들어오지 않아(빨간 동그라미) 방문객이 혼란과 불편을 겪고 있다.

"식별등을 보고 차를 대려다 짜증만 났어요. 국제 전시장 주차장 맞나요?"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 주차장에서 김성한(49)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주말인 지난 1일 제7회 월드식품박람회를 관람하고자 주차장에 들어왔는데, 주차 공간 여부를 알 수 있는 식별등 대부분이 고장 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식별등이 망가진 탓에 이리저리 헤맸다"며 "시간은 시간대로 허비하고, 주차 요금은 더 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고양 킨텍스가 국내 최대 전시시설이라고 홍보 중인 제2전시장 주차장 관리를 엉망으로 하고 있다. 주차 공간이 어디인지를 확인하는 주차장 내 식별등이 망가졌는데도 이를 수리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어서다.

2일 킨텍스에 따르면 2011년 9월28일 제2전시장을 개관했다. 이곳은 국내·외 대형 행사가 열린다. 주차장엔 차량 2319대를 댈 수 있다.
킨텍스는 개관에 맞춰 주차장에 차량 식별등을 설치했다. 차량을 세우면 그 자리에 빨간불이 켜지고, 빈 공간엔 파란불이 들어온다. 방문객이 식별등 색깔을 보고 쉽게 주차 공간을 찾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그러나 현재 제2전시장 주차장 차량 식별등 일부는 주차 이후에도 빨간불이 안 들어온다. 차량을 세우면 오히려 파란불이 켜지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고장 나거나 잘못 불이 켜지는 식별등은 주차장 내 A~E 구역을 통틀어 수백 개다.

이로 인해 제2전시장 주차장에 차를 대려는 방문객이 혼란과 불편을 자주 겪는다. 하지만 킨텍스는 지금까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곳 요금이 인근 공영 주차장보다도 비싸다는 점이다.
제2전시장 주차장 요금은 1500원(30분·승용차 기준)이다. 반면 킨텍스 인근 대화역 종합운동장 공영 주차장은 30분에 200원이다. 고양시청도 30분에 1000원만 받는다.

킨텍스가 주차 요금은 비싸게 받으면서도 정작 방문객을 위한 시설 관리엔 소홀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제2전시장에선 이번 주말까지 킨텍스와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이 각각 주최하는 2019 경기마켓데이와 코리아 크리스마스페어가 열린다. 방문객의 주차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식별등 수리·보수가 시급하다.
킨텍스 관계자는 "일부 식별등에 문제가 있다는 걸 파악했다"며 "순차적으로 수리·보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고양=김재영·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