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역장 소음 수개월 잠설쳐
민원에 방음벽 설치 나서자
"애초 오피스텔 허가 조건"

고양 킨텍스 인근 오피스텔에 최근 입주한 주민들이 제2전시장 하역장에서 들리는 소음으로 고통받고 있다.


차량 수백여 대가 대형 행사 때마다 물품을 실어 나르면서 온갖 소음이 발생해서다. 늦은 밤과 새벽에 하역하면서 주민들이 잠을 설치는 일이 잦다.

시는 킨텍스·오피스텔 민간 사업자와 협의해 방음벽 설치에 나섰다.


하지만 주민들은 '입주 전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며 이 같은 뒷북 조치를 비난한다.

1일 시와 킨텍스에 따르면 킨텍스 제2전시장 하역장 인근에 오피스텔인 현대힐스테이트와 포스코더샵그라비스타가 들어섰다. 각각 올 3월과 6월에 입주했다. 현대힐스테이트 1054가구, 포스코더샵그라비스타 1020가구 등 총 2074가구가 산다.

문제는 두 오피스텔이 제2전시장 하역장 맞은편에 있다는 점이다.


제2전시장은 지하 1층~지상 15층짜리 건물이다. 주로 국내·외 대형 행사를 연다. 이러다 보니 제2전시장 하역장에 행사 물품·장비를 실어 나르는 차량이 수시로 오간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소음이 심하다.

현재 하역장 소음 측정치는 57~58㏈이다. 생활 속에서 불쾌감을 느끼는 수치다.


이 때문에 두 오피스텔 주민들이 수개월째 소음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시와 킨텍스에 집단 민원을 넣었다.

상황이 이러자 시는 킨텍스·오피스텔 건설 민간 시행사와 논의해 높이 12m, 길이 100~120m짜리 투명 방음막을 설치키로 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가 2015년 7월 두 오피스텔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세부 개발계획 심의 때 '킨텍스 소음 피해 방지 대책(방음벽 설치)'을 조건으로 건축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당시 심의위원도 입주 뒤 생길 소음 피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었다. 그런데도 민간 시행사와 시는 입주 전·후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킨텍스도 마찬가지다.

주민 A(52)씨는 "덜컹덜컹하는 소리에 잠을 못 잔다. 직접 겪지 않으면 모른다"며 "나 몰라라 하던 시가 이제야 방음벽을 세운다고 하니 울화통이 터진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37)씨는 "투명 방음벽은 시간이 지나면 색이 변한다"면서 "낮은 층은 조망권도 침해받고, 더러운 방음벽을 통해 밖을 봐야 한다. 소음에 이어 또 피해를 보는 꼴이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시 관계자는 "킨텍스에 하역 물량 감량을 요구했다"며 "입주 전에 조치하지 못해 죄송하다. 빠른 시일 안에 방음벽 설치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고양=김재영·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