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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럼] 자치분권 법안 처리해야
[제물포럼] 자치분권 법안 처리해야
  • 인천일보
  • 승인 2019.12.02 00:05
  • 수정 2019.12.05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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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석 경기본사 사회부장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역사가 어느덧 70년이 됐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제헌 헌법은 지방자치에 관한 규정을 두어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됐다.

이후 6·25의 발발로 1952년에 와서 비로소 최초의 지방의회가 구성됐다. 장면정부(1960~1961년)가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명실상부한 지방자치제의 실시를 시도했으나, 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부가 지방의회를 해산하고 지방자치법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등 많은 시련을 겪으며 제 길을 걸어왔다.

현재의 지방자치 시대는 1994년 3월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이 제정된 이듬해인 1995년 6월27일 지역민이 직접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동시에 선출하면서부터다. 그동안 7번의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이제는 '지방자치'가 아닌 온전한 '지방정부'를 대다수 국민이 바라고 있다. 인구와 환경, 역사와 문화, 지리 여건 등 다양한 지방의 특색을 살리려면 속히 지방정부의 안착이 절실하다.

지금의 지방자치는 모든 지자체가 중앙정부의 획일화된 정책이라는 같은 치수의 옷에 몸집을 맞추라는 형국이다. 중앙정부가 모든 권한과 재원을 독점하면서 지방은 지역의 작은 문제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 더욱이 급격한 저출산·고령화로 지방소멸 위기로 치닫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는 자치분권의 강화로 풀어갈 수 있다. 이는 지방정부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국가발전의 가치이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70년 전 지어진 낡은 옷을 벗고 변화해야 하는 데에는 여야를 떠나 정치권이 공감하고 있다. 특히 어느 때보다 이번 정부도 백 번 공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연방제 수준의 강력한 지방분권'을 약속하면서 지방분권개헌안을 제시하는 등 분권에 적극적이었다.

정치권도 이러한 인식 속에서 지방분권의 확대를 약속한 바 있다. 자치분권 추진의 구체화 및 그 제도적 뒷받침을 위한 법안도 제출됐다. 법률안은 ▲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지방세법(안) 등 5개 법안' ▲사무, 인력, 재정을 포괄적으로 이양하는 '지방이양일괄법' ▲'중앙-지방 협력회의 법안' 등 4개 분야 8개 법안이다.

지방세법(안), 지방세기본법(안),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안), 지방재정법(안), 부가가치세법(안) 등은 국가 세입과 지방 세입의 구조를 바꾸는 중요 법안이다. 국회는 재정분권 관련 법안을 예산부수법률안으로 지정해 조속히 처리해야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의 토대가 된다.

또 사무와 인력, 재정을 포괄적으로 이양하는 지방이양일괄법도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 지방이양일괄법은 현재 571개 사무 중 403개 사무만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해 수용률이 71%에 그치고 있다. 국회 상임위가 채택한 안건만이라도 '1차 지방이양일괄법'으로 우선 제정하고 나머지 사무도 지속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등 지방 4대 협의체 구성원이 동등하게 참여하는 '중앙-지방 협력회의 관련 법안'의 통과도 절실하다. 이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여야 간의 이견이 있을 수 없는 자치분권 관련 민생법안이다. 지방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방정부와 지역주민의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무관심'과 '직무유기'가 발목을 잡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자치분권 관련 법안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심의 역시 진척이 없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관련 법안들은 지난달 14일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됐지만, 전문위원 보고만 진행된 뒤 다시 처리가 미뤄진 상태다.

1988년 이후 31년 만에 지방자치법 개정 추진을 위해 그동안 전국 지방정부는 모든 노력을 쏟았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을 고려하면 연내 처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단이 지난달 26일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등 자치분권 관련법 국회 통과 촉구문'을 채택하면서 한목소리를 냈다. 마지막 골든타임을 앞둔 자치분권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는 지방과 국민의 간절한 요구를 국회는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 지방정부의 다양성과 창의성, 자율성이 발휘되는 자치분권 실현은 시대적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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