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읽기] 바오로딸 서원 이콘 전시회
[인천문화읽기] 바오로딸 서원 이콘 전시회
  • 장지혜
  • 승인 2019.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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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삶 속에서 구원의 길을 찾다
▲ 양희진作 '삼단 제단화' /사진제공=양희진 작가
▲ '바오로딸 인천서원' 지하 '갤러리 폴'의 '구원의 빛 주님 탄생' 전시회.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 양희진作 '카잔의 성모' /사진제공=양희진 작가

 

지하 '갤러리 폴'서 내년 1월4일까지…'삼단 제단화'·'푸른 망토의 성모' 등
양희진 작가 작품 50여점 선별·전시…토요일 정오엔 신자 대상 무료 강의

#바오로딸 서원 이콘 전시회
'이콘'이란 그리스어 'eikon'에서 기인한 예배용 그림을 뜻한다. 그리스도와 성모, 성인, 천사와 성경 이야기를 그리거나 조각한 종교미술이다. 인천에서 이콘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인천 바오로딸 서원은 '구원의 빛 주님 탄생을 기다리며'라는 제목으로 이콘 작가 양희진(도미니카)을 초청했다. 동구 송림동 '바오로딸 서원' 지하 '갤러리 폴'에서 지난달부터 시작된 전시회는 내년 1월4일까지 이어진다.


#성탄(聖誕)을 기다리며
이번 전시회 주제는 성탄이다. 천주교에서는 성탄절을 4주 앞 둔 11월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待臨)' 기간으로 친다. 교회와 신자가 그리스도의 재림(再臨)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제1주일, 즉 대림 시기가 출발하는 첫 일요일은 교회 달력(전례력)이 새로 시작된다.

전시회에서 구원의 빛으로 오신 주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 시기의 의미를 묵상하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양희진 작가는 12년간 혼을 쏟아 부은 작품 중 50여점을 선별해 이번 전시회에 걸었다. 삼단 제단화로 작업한 '성모영보'와 성탄 이콘들이 특징이다.

삼단 제단화는 예수의 탄생과 죽음, 부활을 주제로 제작됐다. 아치모양의 상단부분에는 라틴어표기로 주제에 맞는 기도문이 적혀있다.

아울러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에 방문한 2014년, 작가가 직접 교황에게 봉헌한 '푸른 망토의 성모님'도 만나 볼 수 있다.

모든 작품에는 계란 노른자물을 결합한 '에그템페라'라는 가루 안료를 사용했다. 나무는 2000여년 동안 내려온 전통기법으로 아교 나무판에 천을 씌워 물과 가루를 섞어서 말린 후 다시 덧씌우는 공정을 7회 이상 반복했다. 노란색이 신성(divinity)을 상징하기 때문에 황금빛 금박이 자주 사용됐다. 파란색 바탕에 노란색별이 박혀있는 천장과 배경은 천상의 영광이 성모님의 육신을 덮고 있다는 성스러움을 나타낸다.

작품을 통해 예수 탄생과 수난, 부활에 이르는 예수의 일생을 나타내고 천국과 연옥, 지옥을 이콘에 표현된 상징으로 '영혼의 빛'이 통하는 구원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 기간 동안 매주 토요일 정오에는 신자들을 위한 이콘 무료 강의가 열린다. 기본 재료비만 부담하면 되는 '이콘 작업 체험'도 준비됐다.

#바오로딸 인천서원
이번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바오로딸 인천서원은 인천 천주교 신자들의 사랑방이다. 당초 중구 답동에 있던 서원은 지난 3월 동구 송림동 인천 교구청 성모당 앞으로 이전했다. 단순히 서원만이 아니라 문화의 복음화를 위한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성모당에서 미사나 기도에 참석한 뒤 바로 옆 서원을 찾기가 편하다. 1층에는 책과 음반, 성물이 진열돼 있어 구매할 수도 있고 차 한 잔 마시며 신앙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바오로딸 인천서원의 갤러리는 큰 자랑거리다. 지하에 마련된 '갤러리 폴'은 다양한 전시와 강연, 기도모임, 독서모임을 열며 누구나 만남과 기도하며 치유하는 곳이다.

바오로딸 인천서원은 갤러리 이용을 신자에게만 제한하지 않고 지역 주민에게까지 넓히기도 했다. 주민 중에 작품을 전시하거나 재능을 공유하려는 이가 있다면 장소를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인터뷰/양희진 이콘 작가] "신성 묘사한 작품의 감동·경험 전달되길"
전통적 유형·모델 따라 신앙심 묘사
학부 졸업작품 '카잔의 성모'에 애착

▲ 양희진 작가 프로필 사진 /사진제공=양희진 작가
▲ 양희진 작가 프로필 사진 /사진제공=양희진 작가

양희진 작가에게 작품들은 필사적인 기도와 성령을 접한 결과물이다. 붓질 하나에도 신앙의 힘을 빌려 성스러움을 표현한다.

"매사 기도하고 감사하며 생활합니다. 작품 활동은 그런 일상 중 하나지요. 그리스도교 신앙인은 보이지 않는 신의 존재를 보이는 존재로 확인하기를 소망하며 살아가는데 이러한 바람은 감동적인 예술작품을 대할 때 쉽게 해답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이러한 바람을 이콘을 통해 이루게 되었지요."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이콘'의 기법을 충실히 따랐다. 원근법이나 음영 등을 부정하고 관념적인 눈과 눈썹, 가늘고 긴 콧대, 작은 입, 뺨, 손바닥에 그려진 여러 가닥의 밝은 선, 굽은 머리카락과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어깨의 선으로 몸 전체 불균형을 표현하는 것이다.

"사실적 미 대신에 순화한 정신을 드러내는 기법이지요. 바로 부정신학(否定神學)이 추구하는 바와 연결됩니다. 이콘 작가들은 자신의 창작욕을 억제하고 전통적인 유형과 모델에 따라 신앙심을 묘사해요."

모든 작품이 소중하지만 양 작가가 이번 전시회에서 특히 애정을 보이는 그림이 '카잔의 성모'다. "학부 시절 졸업작품이었죠. 이콘에 대해서 공부하던 중 1년에 걸쳐 정말 공을 들인 작품이에요. 백지처럼 가장 순수했던 때 작업했기 때문에 애착이 많이 가요."

전국 각지에서 전시회를 여는 그는 특별히 인천 전시회가 반갑다. 인천가톨릭대학교에서 학부와 석사를 졸업한 인천 재원이기 때문이다.

"신성을 전달하는 예술품은 어느 거룩한 이의 기도나 설교보다도 감상자의 전 존재를 뒤흔들게 되며, 우리는 이때 신의 사랑스런 인격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오랜 인내의 과정을 통해 완성된 이콘은 자연스레 기도와 관상으로 초대하는 인성의 하느님을 체험하게 해 줄 것입니다. 신성의 고요한 작품들을 통한 감동과 경험이 감상하시는 모든 분들께 전달되기를 소망합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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