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등록 2년 연속 각각 3만대
수입차 업계 지분 확보 투자
국내 차 마케팅 외면도 영향

지난해와 올해 1~10월 사이 인천에서 신규 등록된 수입 승용차가 2년 연속으로 각각 3만대를 넘어서며 국내 수입차 시장 3위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부산 수입 승용차 숫자에 16.8% 수준이던 인천은 최근 몇 년 새 경기, 서울에 이어 수입차 구매가 많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수입차 업계는 빠르게 성장하는 인천시장 지분 확보를 위해 관련 투자를 벌이고 있다.

지난 27일 BMW그룹코리아는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BMW그룹 본사 이사회 멤버인 니콜라스 피터 재무 총괄 등이 참석해 한국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하는 자리였다.

BMW그룹은 이날 한국 내 주요 투자 사업 중 하나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 확장을 들었다. BMW는 총 125억원을 투자해 기존 센터 주변으로 25% 늘어난 5만22㎡의 면적을 확보, 새로운 원형 코스, 오프로드 코스, 브랜드 체험센터, 전시장 등을 추가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장성택 BMW 드라이빙센터장은 28일 본지와 통화에서 "영종도 드라이빙센터 연간 운영비가 130억원 정도인데 반해 프로그램 판매액은 30억원 정도다. 센터 운영하는 데에만 매년 100억원 가까이 손실이 나는 셈"이라며 "그런데도 영종도에 드라이빙센터 투자를 늘리는 건 소비자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항, 항만에다 수도권 전역 접근성이 좋은 인천은 투자 가치가 높은 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는 지난 22일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인천 혜광학교에서 구연동화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등 주요 수입차 업체들이 지역 행보를 넓히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인천지역에서 신규 등록된 수입 승용차는 모두 3만698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3만7368대에 이어 2년 연속 3만대를 넘겼다. 해당 기간에 인천처럼 3만대 이상 신규 수입 승용차를 보인 지역은 서울과 경기가 유일하다.

10년 전인 2009년(10월 기준)만 하더라도 수입 승용차는 부산에 5만1609대, 인천에 8682대이던 게 2019년 10월에는 각각 14만6357대, 14만4796대로 두 지역 간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작년엔 인천이 부산보다 68대 많기도 하면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다. 요즘 수입차 업체들이 인천 내 투자와 활동에 공을 들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인천지역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대우자동차 시절부터 전 세계에서 몇 없는 완성차의 도시 인천에서 수입차가 계속 늘고 있는 현 실정은 국내 완성차 업계가 지역 마케팅에 성의를 보이지 않은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