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물 부족 국가란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연 평균 강수량은 세계 평균치를 웃돈다. 그러나 인구밀도가 높아 인구 1인당 강수량은 세계 평균치의 11% 수준에 불과하다. 1인당 연간 이용이 가능한 물의 양이 1천5백50t으로 UN이 정한 기준치 1천7백t에 못 미친다. 그래서 UN은 한국을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해 놓고 있다.
 한국에는 푸른 하늘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있다고 자랑해 왔지만 물 부족은 엄연한 현실이다. 기상 변화까지 겹치면서 이제 국민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문제가 됐다. 계절별 강수량 차이가 심해지면서 지난 몇년간 봄 가뭄을 계속 겪었다. 올해는 더욱 심해 모내기철에 전국적으로 한바탕 소란이 빚어질 판이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인구가 늘면 물 소비도 는다. 정부는 4년 후엔 연간 4억t, 8년 후인 2010년엔 20억t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억t은 팔당댐 저수용량의 100배가 넘는 양이다. 강수량과 물 소비량이 그대로이면 앞으로 8년안에 팔당댐과 같은 규모의 댐 100개 이상을 건설해야 한다.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강수량이 더 늘지 않는다면 해법은 단 한가지다. 내리는 비를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한방울이라도 더 가두었다가 알뜰하게 이용해야 한다. 지금의 수자원 이용체계를 보면 허점투성이다. 새로운 댐 건설은 계획에 그칠 뿐 진척이 없다. 상수도관이 썩어 수돗물의 20~30%가 지하로 사라지고 있다. 가정의 물 사용량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물 쓰듯 한다.
 물 부족이 예고된 것은 오래 전이지만 준비는 미흡하기만 하다. 물을 확보하는 것은 집을 짓고 도로를 내는 것 같이 빨리 되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더욱 급하다. 적어도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 실행해야 한다. 자연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댐을 건설해야 한다. 누수가 없도록 급수관과 급수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수도요금을 현실화해서라도 물 낭비를 없애야 한다. 서둘러야 낭패를 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