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문화의전당, 시각장애인에 실감음향 공연

'알퐁스 도데의 별'을 '라이브 사운드 드라마'로 만난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11월 '경기도 문화의 날' 공연으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실감 음향 공연을 준비했다.

오는 30일 오후 3시, 7시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극장에서 국내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라이브 사운드 드라마가 시도된다. 해설이 아닌 인물간의 대사와 배경 소리, 음악만으로 극의 분위기와 상황을 전달한다.

극장 내 객석 벽면과 천장을 둘러싼 60여개의 스피커로 이머시브 사운드(Immersive Sound) 시스템으로 소리의 방향, 크기 등을 조절해 시각장애인이 무대 위 감동과 여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

구종회 총연출(경기도문화의전당 무대기술팀)은 "라디오 드라마 형식에 공연장다운 현장감을 강조한 공연으로 생각하면 된다"며 "기존 연극이 드라마와 음악 중심이라면 이 작품은 음향이 하나의 중심축이 되어, 극의 뼈대는 드라마로, 드라마의 입체감은 음향으로, 감정적 증폭은 음악이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알퐁스 도데의 별'은 작가의 섬세한 묘사가 인상적인 작품으로 소리와 음악의 역할이 크다. 소설 속에선 간단히 언급되는 인물들에게 대사를 부여해 단조로울 수 있는 작품에 활력을 더했다.

주인공 알퐁소가 목양견 라브리와 나누는 대화와 기도를 통해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으며 섬세한 감정의 변화를 전달한다. 극은 모닥불 앞에서 알퐁소가 스테파네트에게 전해주는 '별들의 이야기' 장면에서 고조를 이룬다. 소리만으로 '별'을 표현한다.

이번 공연에는 배우 함형래(알퐁소 역)와 박하명(스테파네트 역), 폴리 아티스트 양성훈과 김혜정이 무대에 오른다. 폴리 아티스트(Foley Artist)들은 소품을 이용해 효과음을 만드는 사람으로 이번 공연에서 캐릭터 연기까지 함께 한다. 음악은 'Dramusician' 밴드가 무대 위에서 라이브로 연주한다.

각색과 드라마 연출을 맡은 이용주 연출가(극단 벼랑끝날다 대표)는 "눈을 떴을 때는 들을 수 없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어둠 속에서 들을 수 있다"고 전했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전당 홈페이지(www.ggac.or.kr)를 통해 사전 예약 후 관람할 수 있다. 일반인도 관람 가능하다.

/박현정 기자 zoey05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