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갈피 못 잡고 혼미했으리라

 

▲ 아직 숫구멍이 닫히지 않은 아이(兒아)는 자라서 남자와 여자가 된다. / 그림=소헌

 

친구(설리)의 뒤를 이어 구하라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슬픈 소식을 접했다.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면서 화려한 삶을 살아갈 듯 했지만 그녀들의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혼미昏迷했으리라. 이러한 비보悲報가 전해지자 여러 나라에서도 애도哀悼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길 잃은 아이처럼 눈물을 보이지 마. 보고 싶던 미소는 조그만 봄동산 지난 세월의 아픔도 말하지 마 제발. 새롭게 큰 걸음을 내디뎌 봐." 가수 동물원이 부른 '길 잃은 아이처럼'의 노래말이다. 공교롭게도 그룹의 보컬인 김광석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소미아(池沼迷兒) 못에 빠지고 늪에 빠지며 갈 길을 몰라 헤매는 아이를 비유한다. 한일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을 한역韓譯했다. 정부는 '조건부' 유예를 강조하며 언제든지 지소미아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복귀를 전제로 하였으나, 국제법적으로 통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앞집 떡치는 소리 듣고 김치국부터 마신 격이 되었다. 어린 아이처럼 순진한 것인가?.

 迷 미 [길을 잃다 / 헤매다 / 미혹하다] 


①辵(착)은 彳(조금 걸을 척) 아래 止(그칠 지)를 쓴 모양으로 ‘쉬엄쉬엄 가다’는 뜻이다. 이 글자의 윗부분을 덜어내어 辶(착)을 만들었으니, 걷고 달리며 뛰어넘는 뜻이 되었다. 辶(辵착)은 부수 214자 중에서 대표적으로 잘못 가르친 이름이다. ‘책받침’이나 ‘갖은책받침’이 아니다.

②米(쌀 미)는 조, 수수, 보리 등을 포함하는 글자다.

③迷(미)는 마치 탈곡할 때 여기저기 흩어지는 모습으로 쌀(米)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것처럼 갈 길을 찾지 못해 길을 헤매는(辶) 상황이다.

④여기에서는 길(辶)이 사방(十) 팔방(×)으로 뻗어 나간 모습으로 보면 되겠다. ‘길을 잃다’는 뜻에서 점차 ‘헷갈리다’ 또는 ‘미혹하다’는 뜻으로 확대되었다.


 兒 아 [어린 아이 / 젖먹이]


①절구나 방아를 뜻하는 臼(구)와 사람의 몸을 표현한 儿(어진 사람 인)으로 이루어졌다.

②다만 兒(아)에서 臼(구)는 모양만을 취했다. ‘아직 숫구멍이 닫히지 않은 사람’ 즉 어린 아이를 뜻한다.

③兒는 부모의 몸에서 나온 젖먹이로서 남자는 男兒로 여자는 女兒로 정확히 표현하자.


협정을 종료하려는 의사를 90일 전에 외교경로를 통하여 서면 통보하지 않는 한 자동적으로 1년씩 연장된다.(협정문 제21조). 이제 미국은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일본은 일제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를 백지화 할 것을 더욱 강압할 것이다.


'가쓰라 태프트 밀약'을 기억하는가? 1905년 미국과 일본이 체결한 ?밀실 조약이다. "일본은 미국이 필리핀을 지배하는 것을 확인하며, 미국은 일본이 조선을 지배할 것을 승인한다." 이로써 일제는 국제적으로 조선에 대한 지배를 인정받게 되고, 그해 11월 을사늑약을 체결하여 조선의 외교권을 완전히 박탈하여 실질적인 속국으로 만들었다.


하루라도 더 늦기 전에 지소미아를 폐기하고, 미군을 철수하여 민족자존을 이루자.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