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왕' 인천유나이티드가 올 가을 거듭 감동의 드라마를 인천시민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2부 리그 강등의 위기를 딛고 막판 투혼을 발휘해 1부 리그 잔류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암 투병 중인 유상철 감독의 절박한 투혼은 선수들은 물론, 전국의 축구팬들에 깊은 울림을 안겨줬다. 이같은 드라마들이 다시 열성팬들까지 뛰게 하는, 프로스포츠의 선순환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인천유나이티드는 오는 30일 경남FC와 1부 리그 잔류를 판가름짓는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마지막 홈경기에서 상주를 2대 0으로 꺾는 기염을 토했다. 이 덕분에 30일 경남FC와의 경기에서는 비기기만 해도 1부 리그 잔류를 달성할 수 있다. 멀리 경남에서 벌어지는 이 어웨이 경기를 앞두고 인천유나이티드 팬들의 응원열기가 한껏 달아올랐다고 한다.

인천유나이티드는 당초 이번 경남 원정에 버스 5대 규모의 응원단을 꾸리기로 하고 버스 1대당 100만원씩 500만원을 책정했다. 그런데 하루만에 팬들의 신청이 마감됐다. 그러자 추가 모집을 해달라는 팬들의 요청이 폭발적으로 이어졌다. 구단은 부랴부랴 추가 예산을 마련해 버스 3대를 더 확보했다. 이마저도 부족했다. 다시 버스 2대를 더해 모두 10대로 늘렸다.

그럼에도 기어이 원정응원을 가야겠다는 팬들의 요청이 이어졌다. 더 이상의 여력이 없는 구단으로서는 난감했다. 그러자 무고사 등 인천유나이티드의 외국인선수 4인방이 나섰다. 버스 2대를 더 빌리는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했다. 응원단 버스가 12대로까지 늘어났지만 팬들의 요청은 그치지 않았다. 이같은 팬들의 열성에 급기야 선수 전원이 나섰다. 십시일반으로 버스 4대를 빌리는 비용을 부담해 전체 응원 버스가 16대로까지 늘어난 것이다. 꼭 현장에서 인천유나티드의 생존을 지켜보겠다는 열성들이 뭉친 결과다.

프로스포츠가 물고기라면 팬들은 물과 같은 존재다. 이런 팬들과 호흡을 함께하는 구단은 반드시 생존한다. 인천유나이티드는 팬들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1부 리그 잔류를 넘어 내년에는 더 비상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유상철 감독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