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남전 '팬들 원정응원' 요청 쇄도에 선수들 십시일반 … 버스 추가 대절

"생존왕답게 반드시 살아남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보겠다."

1부리그 잔류 여부를 놓고 오는 30일 경남FC와 마지막 혈투를 펼쳐야 하는 인천유나이티드가 벌써부터 하늘을 찌르는 팬들의 응원열기로 한껏 달아올랐다.

경기 당일 경남까지 원정응원을 가겠다는 팬들의 요청이 쇄도하면서 이들을 태울 버스는 애초 5대에서 16대로 크게 늘었다.

이 과정에서 구단이 확보한 예산이 동나자 외국인 선수들이 먼저 자비를 털어 추가 비용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구단에 밝혔고,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수 전원이 십시일반 추가 비용을 부담하기로 결정하는 등 운명의 한판 대결을 앞두고 선수와 팬, 구단이 똘똘 뭉친 모양새다.

인천 구단은 애초 이번 경남 원정에 버스 5대 규모의 응원단을 꾸리기로 결정, 버스 1대당 100만원씩 500만원을 책정하고 지난주부터 신청을 받았다.

그런데 마감이 되기까지 채 하루도 걸리지 않으면서, 미처 신청을 하지 못한 팬들의 추가모집 요청이 폭발적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전달수 대표이사는 "구단 예산이 부족하면 내가 사비라도 내 원하는 팬들과 함께 가겠다"고 할 정도로 내부 분위기가 뜨거웠다.

이런 열기 속에서 결국 구단은 긴급회의를 열어 추가 예산을 확보한 뒤 버스 3대를 더 투입하기로 했고, 여기에 협력업체인 032컴퍼니까지 가세(2대 비용)하면서 총 10대의 버스를 빌리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원정응원을 가겠다는 팬들의 신청은 이어졌다. 더 이상 원정응원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할 여력이 없던 구단은 난감했다.

이 때 인천의 외국인선수 4인방(무고사, 마하지, 부노자, 케힌데)이 추가로 버스 2대를 빌리는 데 필요한 비용을 개인적으로 내놓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했다. 인천은 이 돈으로 25일 다시 추가 모집에 나섰고, 이렇게 원정응원 버스 규모는 12대까지 늘었다.

하지만 원정응원에 동참하려는 팬들의 문의는 여전히 끊이지 않았고, 26일 이런 상황을 접한 선수 전원이 십시일반으로 버스 4대 비용을 또 내놓기로 하면서 전체 규모는 결국 16대까지 늘었다.

구단 관계자는 "30일 현장에서 인천의 생존을 직접 지켜보려는 팬들과, 이런 팬들의 염원에 보답하려는 선수와 구단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감동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승점 1점이 앞서는 인천은 38라운드에서 경남과 비기기만 해도 1부리그 잔류에 성공할 수 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