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263㎞) 건설이 누더기 사업처럼 진행되고 있다. 아직 착공조차 못한 구간이 있는 데다, 민자사업과 국가사업이 뒤섞여 요금체계 이원화 문제가 제기될 전망이다.

제2외곽순환도로는 경기 화성시 봉담∼동탄(17.8㎞) 구간이 착공 4년 만인 2009년 첫 개통된 이래, 지금까지 개통된 것은 전체 12개 구간 중 4곳에 불과할 정도로 더딘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봉담~동탄 외에 안산~송산(9.8㎞), 인천~김포(28.9㎞), 양주~포천(5.9㎞) 등만이 빛을 봤을 뿐이다. 게다가 개통 구간마저 서로 연결되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어 '무늬만 고속도로'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아직 착공조차 못한 곳도 있다. 인천~안산(19.4㎞ ) 구간으로, 건설 주체를 놓고 민간과 정부 사이를 오락가락하다 정부 재정사업으로 결정되는 바람에 10년 가까이 시간을 낭비했다. 이 구간은 기본·실시설계를 거쳐 내년 하반기에나 착공돼 2026년 개통 예정이다. 고속도로 하나 만드는 데 강산이 2번 변하는 시간이 소요되는 셈이다. 때문에 인천~안산 구간과 북측으로 연결되는 인천~김포 구간, 남측으로 연결되는 안산~송산 구간이 각각 2017년과 2013년 개통됐음에도 중간부분이 끊어져 이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현재 공사 중인 구간도 개통 시기가 들쭉날쭉하다. 이천~오산(31.1㎞) 2021년, 파주~양주(39.2㎞) 2023년, 김포~파주(20.1㎞) 2024년, 양평~이천(19.4㎞) 2025년이다. 따라서 고속도로 단절 현상이 곳곳에서 장기간에 걸쳐 빚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구간별로 민자사업과 정부 재정사업이 뒤섞여 통행료가 롤러코스터를 타듯 불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12개 구간 가운데 민자사업이 6곳, 정부 재정사업이 6곳이다.

제1외곽순환도로는 정체 구간이 많아 고속도로 기능이 의심되는 상황이어서 수도권 주민들은 제2외곽순환도로에 많은 기대를 해왔다. 그런데 고속도로 건설에 21년이나 걸리는 것도 난센스지만, 건설 과정은 물론 건설 후에도 이용자들의 불만이 예정돼 있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국토교통부는 지금부터라도 문제점을 면밀히 파악한 뒤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