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만 166만명 봤다…'어벤져스4'와 타이
상영점유율 73.4%…스크린 독과점 논란 가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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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와 엘사의 '마법'이 극장가를 홀렸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개봉 4일째 400만명을 돌파하며 애니메이션 흥행 역사를 새로 썼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영화는 개봉 4일째인 이날 오후 1시 기준 누적 관객 수 403만2천245명을 기록해 400만명을 돌파했다.

이런 흥행 속도는 올해 최고 흥행작인 '극한직업'보다 나흘이나 앞서며, 지난 4월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어벤져스4)과 동일한 속도다.

특히 토요일인 전날에는 166만1천967명을 동원했다. 총 2천642개 스크린에서 무려 1만6천220회를 상영한 결과다. 전날까지 누적 관객은 290만2천376명으로, 나흘째 누적 관객 수 300만 명과 400만 명을 연달아 넘어섰다.

'겨울왕국2'가 토요일 불러모은 관객 수는 역대 최다 일일 관객 수를 보유한 '어벤져스4'와 사실상 타이기록이다.

'어벤져스4'는 개봉주 주말 2천835개 스크린에서 1만3천397회 상영돼 하루(4월 28일) 166만2천469명을 동원했다. '겨울왕국2'보다 불과 502명 많다.

'겨울왕국2'는 '어벤져스4' 보다 스크린 수는 다소 적었지만, 러닝타임이 103분으로 짧아 상영 횟수가 많았다. 상영점유율이 73.4%로, 전날 극장에 상영한 영화 10편 가운데 7편 이상이 '겨울왕국2'였다. '어벤져스4'도 개봉 11일간 74.3% 평균 일일 상영 점유율을 기록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일었다.

'겨울왕국' 역시 같은 논란에 휘말렸다.

'블랙머니'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은 "스크린을 독점해 단기간 매출을 올릴 게 아니라 좋은 영화를 오랫동안 길게 볼 수 있도록 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달 13일 개봉한 '블랙머니'는 하루 80만∼90만명의 좌석을 점유(일일 평균 좌석점유율 31.1%)하며 지난 20일까지 총 140만명을 불러들였으나 '겨울왕국2' 개봉일에 좌석은 30만명대, 관객은 6만명대로 뚝 떨어졌다.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해소를 위한 영화인 대책위(이하 반독과점영대위)는 "스크린 독과점이 무제한으로 가능한 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정부와 국회를 향해 영화법을 개정하고 바람직한 정책을 수립·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영화법과 협약에 따라 강력한 규제와 지원 정책을 병행하는 프랑스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15~27개 스크린을 보유한 대형 멀티플렉스에서 한 영화가 점유할 수 있는 최다 스크린은 4개이며, 나머지 스크린에서는 각기 다른 영화를 상영한다.

그러나 극장들은 관객 수요가 높다는 이유로, 관객들은 '가족들이 함께 볼 만한 다른 영화가 없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전날 '겨울왕국2' 상영관은 부모와 어린이 관객으로 북적댔다. 엘사와 안나 드레스를 입고 영화관을 찾은 어린이들도 많았다. '겨울왕국2' 관객을 연령대로 살펴본 결과 40대 비중이 33%(CGV 집계)로 가장 많았다. 자녀들을 대신해 표를 끊은 부모가 많아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