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만대 돌파 전망…물동량 20% 수준

국내 중고차 수출 물량의 90% 가량을 처리하는 인천항이 올해 역대급 수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역대 최대 기록 경신을 눈 앞에 둔 상황에서 항만업계는 서둘러 중고차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20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총 29만9356대의 중고차가 인천항을 통해 수출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2만7832대보다 31.3%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증가세가 계속될 경우 올 수출량은 역대 최대인 2012년의 33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전국 중고차 수출량의 88%에 달하는 31만6000대가 인천항을 통해 수출됐다.

이 같은 물량은 인천항 전체 물동량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고차 수출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다.

관련 업계는 인천항의 최대 중고차 수출국인 리비아의 통화 디나르가 평가절상되면서 현지 중고차 바이어들의 구매력이 높아져 수출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항의 주요 중고차 수출국인 요르단 등 중동 지역 경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점도 수출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인천에는 현재 송도유원지 일대에 300여개 중고차 수출업체가 운영 중이나 2020년 7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로 일몰제가 적용돼 더 이상 중고차 수출단지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 사이 군산시가 한국지엠 군산공장 대체 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고차 수출복합단지 조성사업'이 최근 기획재정부의 사전 적격성심사를 통과하면서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평택시도 시 차원에서 평택항 배후에 중고차 수출부지를 제공하기로 하는 등 파격적 조건을 내세우며 중고차 수출산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지리적 이점이나 항만 여건, 향후 발전방향을 고려해 봤을 때 인천항이 중고차 수출 클러스터로써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중고차를 민원의 대상이 아니라 미래 산업으로써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가 육성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