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서 일가족 등 4명 숨진채 발견

20살 딸과 팔짱을 낀 채 환하게 웃으며 동네를 걸어 다녔던 40대 여성 가장이 실직한 이후 자녀들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직장을 잃은 여성은 평소 지인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인천계양경찰서·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39분쯤 계양구 동양동 한 아파트에서 A(49·여)씨와 그의 아들(24), 딸(20), 딸 친구가 숨져 있는 것을 소방대원이 발견했다.

"A씨로부터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는 연락을 받아 집에 찾아왔는데 인기척이 없다"는 지인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계양소방서는 집안에 쓰러져 있는 A씨 일가족과 각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들을 발견했다.

유서에는 '마땅한 수입이 없어 너무 힘들고 건강도 좋지 않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계양구에 확인한 결과 A씨는 지난해 9월 실직한 뒤 주거급여를 신청, 최근까지도 아파트 임대료 등을 지원받아왔다.

계양3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A씨는 소득이 적은 한부모 가정이기에 그동안 주거급여와 가스·통신 요금 등의 복지 혜택을 받았었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런 소식을 접한 이웃들은 평소 밤늦게까지 일하던 A씨가 실직한 뒤 이웃과의 접촉을 조금씩 피하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았다.

아파트 주변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예전에는 환하게 웃으며 딸과 팔짱을 끼고 다니던 A씨가 어느 순간 마트에 잘 오지 않아 얼굴을 못 본 지 오래됐다"며 "몇 달 전부터 같이 산다는 딸 친구와 함께 다니는 모습을 몇 번 본 게 전부"라고 말했다.

단지 내 가게 주인 역시 "아파트 주민 대부분이 세탁소를 찾는데 유독 그 집만 발길이 뚝 끊겼다"며 "아파트가 여러 장점을 갖고 있지만 이웃 간 소통을 단절하기도 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원인 등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 중에 있다. 아직까진 극단적 선택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