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환 인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어느 때보다도 어렵지만 감사한 2019년이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의 손길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기업체부터 자영업자,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그리고 익명의 기부자까지 많은 인천시민이 십시일반 기부에 동참했다. 나눔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아동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장애인의 사회참여 기회 증진, 독거노인 겨울철 난방비와 김장김치 지원, 여성가장 및 다문화가정의 자립기회를 확대했다.

또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을 위한 차량을 보급했고, 소규모 사회복지기관의 시설 개보수, 재난을 당한 저소득층에게 의료비 지원 사업 등 지역사회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였다.
그러나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곧 다가올 매서운 추위에 몸과 마음이 얼어붙은 저소득층에게 닿는 도움의 손길은 미비하기만 하다. 단편적인 예로 2014년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에 이어 2019년 성북구 네 모녀 사건 등 안타까운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만이 생활고에 절망하는 복지 사각지대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보건복지부, 인천광역시, 인천광역시교육청이 후원하는 '희망2020나눔캠페인'을 20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진행한다. 모금목표액 76억9000만원을 달성하기 위한 73일간의 연말 집중 캠페인에 나선다. 그 시작으로 어제(20일) 부평역광장에서 '나눔으로 행복한 인천'이라는 슬로건 아래 캠페인 출범식과 온도탑 제막식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에는 특히 시민, 자원봉사자, 기부자 등 200여명이 함께 모여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월동물품꾸러미' 제작 행사도 같이 진행했다. 날씨가 쌀쌀했지만 꾸러미를 만드는 봉사자들의 손에는 정성이 가득했다. 강화쌀, 라면, 식용유, 장갑, 털모자 등 겨울나기에 꼭 필요한 물품들을 모은 꾸러미는 인천지역 내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취약계층 등에게 전달됐다.

이번 희망2020나눔캠페인의 모금목표액 76억9000만원은 작년 모금실적과 동일하나, 최근 사회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고려한다면 쉽지 않은 목표치이다. 더불어 올해 현재까지의 모금액도 연간모금목표액(180억원) 대비 53% 정도에 머물고 있다.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84억원 이상을 모금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인천시민과 기업, 단체들의 따뜻한 관심과 동참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부평역광장에 세워진 사랑의 온도탑은 7600만원의 성금이 모일 때마다 1도씩 올라가게 된다. 73일간의 캠페인 기간 동안 부평역을 지나는 시민들은 온도탑을 한번 씩 봐주면 좋겠다. 우리 인천시민들의 이웃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모였는지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한해를 마무리하고 2020년을 시작하는 연말연시를 맞아 나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웃을 위한 나눔의 시간으로 채워보는 건 어떨까. 옛 성현의 말씀 중에 노적성해(露積成海)라는 말이 있다. '이슬방울이 모여서 바다를 이룬다'는 뜻으로, 작은 노력들이 모여 큰 꿈을 이룰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시민들의 작은 관심이 바다처럼 모여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의 꿈을 안겨준다면 이보다 더 뜻 깊은 한해의 마무리는 없을 것이다. 나누면 나눌수록 행복지수가 오르는 놀라운 비밀처럼, 인천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한 300만 인천시민의 아름다운 동참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