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사무실서 단장 만나 의견 교환
내부논의 거쳐 추후 다시 만나기로
포스팅 기한 임박 신속한 결정 요구
SK와이번스의 에이스 김광현이 그의 메이지리그 진출 여부를 놓고 구단과 직접 만나 대화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김광현과 손차훈 SK 단장은 19일 오전 인천 문학주경기장 내 SK 구단 사무실에서 대화를 나눈 뒤 일단 헤어졌다.

구단 관계자는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해 김광현과 깊은 대화를 나눴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많은 대화를 나눈 만큼 이를 토대로 내부 논의를 거쳐 추후 다시 김광현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 김광현은 지난 2016년 4년 총액 85억원의 FA 계약을 맺어 해외 진출 대상자가 아니지만 구단이 대승적 차원에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간절히 원하는 김광현을 풀어준다면 포스팅시스템(비공개입찰제)을 통해 미국에 진출할 수는 있다.

그럼에도 구단은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다.

일단 김광현을 메이저리그로 보내면 팀 전력 손실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올해 17승(6패) 평균자책점 2.51로 활약했다.

다승 부문 공동 2위다.

게다는 그는 단순한 다승 투수 이상의 의미를 지닌 팀의 기둥으로,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새 시즌을 김광현 없이 시작한다는 것은 SK 구단으로서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다.

형평성 문제도 있다.

해외 진출 대상자가 아닌 선수에게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 있다.

반면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막아도 부담이다.

구단이 허락하지 않을 경우 선수 본인은 큰 상실감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많은 팬들이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데, 이 상황에서 구단이 메이저리그 진출이란 김광현의 꿈을 꺾으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김광현은 바로 지금이 꿈을 이룰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계약을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방식으로 정상적인 절차를 밟으면 2020시즌 이후에나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한데, 그때 김광현은 전성기가 지난 만 33세가 된다.

김광현은 면담 직후 "오늘 구단과 충분히 이야기했다. 구단이 내부적으로 협의를 거쳐 다시 연락을 주기로 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포스팅시스템(비공개입찰제) 신청 기한이 12월5일이라 준비 기간을 고려하면 시간이 촉박해 구단은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