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성 효과 32% 그쳐 "지역소득 지킬 대안 모색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로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가 '서울 쏠림 현상'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국책 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인천을 출발하는 GTX-B 노선으로 통행시간이 단축되면 산업생산성 증대 효과의 절반 이상은 서울로 집중된다는 진단이다. 광역 교통망이 소비 유출을 비롯한 '탈인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9일 한국교통연구원의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의 정책효과 분석' 보고서를 보면 GTX-B 노선 개통으로 예상되는 수도권 전체의 산업생산성 증대 효과는 연간 2조5422억원으로 분석된다.

산업생산성 증대 효과의 절반이 넘는 1조2811억원(50.4%)은 서울에 몰린다. 인천은 32.4%에 해당되는 8247억원, 경기는 4364억원(17.2%)으로 나타났다. 이는 GTX-B 노선으로 평균 통행시간이 단축되면 산업생산성 측면에서 수도권 지역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분석한 것이다.

전체 산업 중에서도 금융산업은 서울로 흡수되는 현상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산업생산성 증대 효과 2조5422억원 가운데 금융 관련 산업은 4635억원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75%에 이르는 3475억원은 서울로 집중된다. 인천의 증대 효과는 연간 688억원으로, 14.8%의 비중에 그친다.

특히 비즈니스 서비스업은 서울로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연구원은 "영국 사례를 보면 비즈니스 서비스업일수록 집적화로 인한 생산성 향상 효과가 높은 편"이라며 "국내 금융산업 중심지인 서울 중구·영등포구와 송도 경제자유구역을 연결하는 통행시간이 20% 감소가 예상돼 금융산업 클러스터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GTX가 서울 접근성을 높여 산업뿐 아니라 소비 유출을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8월 '신용카드 중심의 인천 역외소비 실태 분석' 자료를 펴낸 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천의 역외소비율이 높은 요인에는 교통 편의성도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서울·경기로의 역외 접근성과 인천 내부 접근성에 뚜렷한 차이가 없어 역외소비를 하는 경우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짚었다.

고존수(민·남동구2) 인천시의원은 "충남 천안은 KTX 개통 이후 수도권 집중화로 지역 경제 발전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며 "광역교통망으로 인한 지역소득 유출을 방지하는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