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왕길동 사월마을 질병 발생 역학적 요인에 대해 정부가 '공장들과 관련 없다'는 결론을 내리자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한다. 환경부는 "사월마을 주민들이 앓고 있는 질병과 주변 환경 간 역학적 관련성이 없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사월마을 주민들의 암 발병률이 표준화 암 발병률에 비해 높지 않고, 마을 주변에 난립한 공장도 질병 발생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주변 공장에서 배출하는 쇳가루와 비산먼지에 고통을 호소해 온 주민들의 주장과 배치된다.

주민들은 그동안 주변 공장에서 내뿜는 먼지와 쇳가루 등으로 인해 암과 호흡기 질환, 피부병 등을 앓고 있다며 관계 기관에 대책을 요구해 왔다. 주위 환경이 결국 주민들의 각종 질병 발병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마을에 사는 200여명 중 대부분은 쇳가루와 먼지로 건강상의 고충을 호소한다. 주민 중 60% 정도가 호흡기 질환과 피부병 등을 앓아 왔고, 20여명에게는 집단으로 암이 발병했다고 한다. 주민 정신 건강에 대한 정부의 심리검사 결과에선 불안증과 수면장애 등이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주민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는 발생지는 폐기물 처리업체였다. 그 다음은 화물차들이 다니는 도로와 오염된 토양 순이었다. 환경부가 2017년 사월마을에 대해 토양·대기·수질 등 각종 환경오염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도 납과 니켈이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아울러 공장의 유해성 등을 고려했을 때 '사월마을이 거주시설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도 나왔다.

주민들은 정부의 조사 대상에서 마을 인근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가 빠져 크게 아쉬워한다. 조사 결과가 '반쪽짜리'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1992년 마을에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수도권매립지가 들어서면서부터 먼지가 심해졌다고 한다. 마을 옆 도로에서 질소산화물을 비롯한 각종 분진과 소음이 심한데도 이를 무시한 처사는 엉터리라고 주민들은 주장한다.

조사 결과가 어떻든 사월마을 주민들이 겪고 있는 피해는 명확하다. 사람이 살 만한 마을로 볼 수도 없다. 마을 문제는 환경개선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인천시나 환경부는 주민들을 이주시키든지, 마을 내 공장들을 옮기든지의 방안을 추진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