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량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선박회사 머스크 씨랜드(덴마크)가 인천~대만간 정기항로를 개설함으로써 인천항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 항로에 첫 취항한 한스웰호(6천6백59t)는 기아자동차와 현대석유화학 등이 유럽지역으로 수송하는 컨테이너 100TEU를 싣고 17일 오후 7시 인천항을 떠났다. 이날 개설된 머스크 씨랜드의 인천~대만 정기항로는 인천과 서울 경기 등 수도권지역의 유럽과 중동지역행 수출입화물을 머스크의 세계 11개 허브포트인 카오슝항에서 모선에 환적하는 형태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장기침체의 늪속에서 허덕이고 있던 항만관련 업체들에는 일단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앞으로 정기항로를 증설해 나가는데 새로운 기폭제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 개항으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해상·항공 연계화물을 유치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항만이라는 차별성도 더욱 부각될 수 있다.
 박규순 한국머스크 부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기항로 개설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부산과 광양항을 통해 실어 나르는 화물의 70%가 경인지역에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막대한 비용이 낭비되고 있어 물류비 절감차원에서 항로를 개설했다. 또 배후지역의 막대한 물량과 대중국 교역항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지리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아시아지역을 연결하는 정기항로가 없거나 매우 적기 때문에 시장성이 풍부하다는 점도 중요한 배경이 됐다는 것이다. 옳은 말이다. 인천항이 지금까지 수도권 관문항으로서 국가경제발전에 있어 중심역할을 수행했다면 앞으로는 동북아의 물류거점항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전세계 그러니까 5대양 6대주와 연결되는 정기항로의 확충이 선결과제라 하겠다. 다시 말하면 “모든 길이 인천으로 통해야 한다”는 얘기다. 인천항이 경쟁력 있는 항만이 되려면 항만시설의 지속적인 확충, 수출입 물동량 유치,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만운영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
 인천항은 향후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항만시설이 모두 완공된다 해도 시설부족 현상은 해소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예컨대 북항 남항 개발과 물류단지 조성계획 등에서 보듯이 인천항 개발계획은 너무 지지부진하다. 국가 주요시책들이 과도적 상황에서 표류될 때의 부작용은 절대로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인천항 개발계획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실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