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해찬·문희상·초선 3명 불출마…양정철 등도 총선 안 나가
한국당 김무성·김세연·김성찬·유민봉 불출마 공식화 
 

내년 총선을 5개월가량 앞두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 등 여야 모두에서 중량급 인사를 비롯해 '불출마 의사자'가 속속 나오고 있다. 


당내 최다선부터 초선 비례대표까지 다양한 면면의 여야 인사 12명이 이미 불출마 뜻을 밝혔다. 여기에 임 전 실장과 김 의원의 전격 불출마 선언까지 나오면서 정치권 '인적쇄신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의원 중 벌써 5명이 직·간접적으로 불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아직 '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 불출마를 유력 검토하는 의원들도 있다. 


당내 최다선인 7선의 이해찬(세종) 대표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때 "튼튼하게 당을 닦아 재집권할 기반을 마련하는 게 저의 마지막 역사적 소임"이라며 일찌감치 불출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대표는 총선 공천 진두지휘에 앞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인적 쇄신을 이끌 명분을 얻었다. 이 대표의 불출마가 다른 중진들에게 '무언의 압박'이 되는 셈이다. 


국회의장으로 현재는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원로인 문희상(경기 의정부갑) 의장 역시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문 의장은 주변에 여러 차례 '마음을 비웠다. 더 할 기력이 없다'며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주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 중에는 이외에도 5선 원혜영(경기 부천오정) 의원과 3선 백재현(경기 광명갑) 의원 등이 불출마를 유력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초선의원 중에는 3명이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초선 비례대표 이철희 의원이 "의원 생활을 하면서 많이 지쳤고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며 불출마 선언 '스타트'를 끊었다. 


두문정치연구소장을 지냈던 이 의원은 JTBC '썰전' 프로그램 등에 출연해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당내 '전략통'으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지난 4월 선거제·검찰개혁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의 주역으로 활약하기도 한 인물이다. 


초선 표창원(경기 용인정) 의원도 "사상 최악의 20대 국회, 책임을 지겠다"며 불출마를 택했다. 


경찰대 교수와 범죄과학연구소장 등을 거친 이력으로 대중에 잘 알려진 표 의원은 지난 2015년 12월 문재인 대통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 직접 발표한 영입인재 1호였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출신 노동계 인사인 초선 비례대표 이용득 의원 역시 "현재 대한민국 정치환경에서는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의미 있는 사회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역 의원뿐 아니라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시되던 여권 인사 3명도 잇달아 불출마를 선택했다. 서울 종로 출마가 점쳐지던 임 전 실장이 대표적이다. 


'친문'(친문재인) 핵심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백원우 부원장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고히 전달했다. 


개인의 선거보다는 당의 총선 승리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청와대 출신 다수가 출마해 '특혜 우려' 등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앞장서 불출마해 당내 오해를 불식하겠다는 생각도 깔렸다. 

자유한국당도 4명의 현역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택했다. 


당내 최다선(6선)인 김무성(부산 중구·영도) 의원은 지난 6·13 지방선거 참패 이틀 뒤 열린 의원총회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처절한 자기반성과 자기희생"을 강조하면서 내년 총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지난 12일 당 의원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품위 있는 퇴장을 함으로써 보수통합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 의지를 재확인했다. 


2016년 총선 때 새누리당(현 한국당) 대표였고, 당시 '공천 참사'를 막지 못해 보수진영의 분열과 궤멸로 이어졌다는 부채 의식을 늘 지니고 있었다고 김 의원은 토로해왔다.


일각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탈당해 바른정당에 몸담았던 그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측의 보수통합 논의에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선인 김세연(부산 금정) 의원은 5선을 한 고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로, 18대 총선에서 부친 지역구에서 당시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35세 나이로 당선된 소장파·비박계(비박근혜계) 정치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유승민 의원 등과 함께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가 작년 1월 측근 인사들의 지방선거 출마 문제로 한국당에 돌아왔다. 이후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여의도연구원장을 맡았지만, 당내 계파 갈등으로 사퇴 요구에 시달렸다. 


그는 한국당을 "역사의 민폐", "좀비"라고 비판하면서 한국당 해체와 의원 전원 불출마 등을 강도 높은 쇄신을 주장했다.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여의도연구원장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당내 특정 계파의 '공천 전횡'을 막겠다는 뜻도 내비친 상태다. 

재선의 김성찬(경남 창원·진해) 의원도 "자유 세력 대통합과 혁신을 위한 치열한 토론과 고민, 행동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해군참모총장 출신으로 총장 시절인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겪었다. 당에서는 안보·국방 분야에 매진했다. 


초선 중에는 비례대표 유민봉 의원이 불출마 뜻을 밝혔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지낸 유 의원은 "당 지도부는 지지층에 안주하지 말고 중도개혁층의 마음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쇄신과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