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태(왼쪽)·권준수 교수.

 국내 연구진이 조현병의 발병 원인에 따른 차이를 규명하고 그 원인에 맞춰 적절한 항정신병 약물을 선택해 치료해야 한다는 결과를 내놨다.


 조현병은 과거 정신분열증으로 불렸으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각, 감정, 지각, 행동 등 인격의 여러 측면에서 이상을 보이는 병이다. 김의태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항정신병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하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특징을 통해 조현병 발병 원인에 따른 차이를 파악하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자기공명영상(MRI)과 양전자단층촬영(PET)을 이용해 조현병 환자의 전두엽 부피 및 도파민 생성 정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1차 약물치료가 잘 되는 환자는 기억력·사고력 등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표준 크기보다 작을수록 도파민 생성 수준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대로 약물이 잘 안 듣는 환자들에게선 이러한 경향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치료 반응성 환자의 전두엽 이상이 도파민 전달 체계에 문제를 일으키고 과잉 생산을 유발하는 걸 보여준다. 반대로 치료 저항성 환자는 도파민과 전혀 다른 원인으로 발병한다는 걸 의미한다.


 겉으로는 비슷한 증상을 보여주는 조현병 환자라지만 치료 상황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이유가 작용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김의태 교수는 "전두엽 부피 감소와 도파민 과잉 생성에 따른 조현병 환자는 전체의 70% 정도다. 이들은 일차적인 정신질환약으로 계속해서 치료하는 게 좋다"면서 "도파민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증세가 나타난 환자는 1차 약물보다 클로자핀 등 다른 치료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구결과는 정신과학 연구 최고 권위지인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에 실렸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