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의 '동지' 이규생 '출사표'
강인덕 임원직 사퇴…출마 공식화
김용모·김종성·이인철 도전 가능
기탁금 5000만원 후보 등록 걸림돌
2020년 1월8일 치러지는 초대 민간 인천시체육회장 선거에 나설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송영길 전 시장과 유정복 전 시장이 각각 취임 직후 체육회 임원으로 임명하며 신뢰를 보냈던 이규생 전 사무처장, 강인덕 전 상임부회장 등을 포함해 5명 규모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이 전 사무처장은 17일 인천일보와의 통화에서 출마의지를 처음 밝혔고, 최근 인천시체육회 부회장으로 복귀했던 강인덕 전 상임부회장 겸 인천시농구협회장은 16일 사퇴서를 제출하면서 체육회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아울러 김용모 인천시바둑협회장 겸 인천시체육회 부회장, 김종성 인천시검도회장, 이인철 인천시체육회 이사 등 3명 역시 강 전 상임부회장 겸 인천시농구협회장과 함께 이날 사퇴서를 냈다. 이들의 사퇴는 곧 출마를 결심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대한체육회, 시체육회, 군·구체육회, 경기종목단체 등의 임직원은 현 체육회장 임기 만료(2020년 1월 15일) 60일 전까지 그 직을 그만둬야 한다'는 관련 규정 때문이다.

먼저, 이규생(64) 전 사무처장은 송영길 전 시장이 당시 지방선거에서 승리, 인천시장에 취임한 지 2개월이 지난 2010년 8월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에 전격 발탁하면서 체육계와 인연을 맺었다. 2014년 2월 사무처장에서 물러날 때까지 3년 넘게 인천시체육회에 몸담으면서 인품으로 사람을 품는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인천 체육계를 이끌었다.

그는 젊은 시절 택시를 몰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노동조합 활동에 뛰어들어 1990년 6월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의 아픔을 겪는 등 노동운동을 했다.

이 때, 역시 대학 울타리를 넘어 노동현장에 뛰어든 송영길 전 인천시장을 만나 '동지'가 됐고,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정치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송 시장이 2014년 6월 인천시장 재선에 실패한 이후엔 봉사활동에 전념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엔 박남춘 인천시장 선거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올해 원웅식품 대표를 맡으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강인덕(62) 전 상임부회장은 2003년 본인이 대표로 있는 기업 ㈜국일정공에 실업여자농구단을 창단해 직접 운영했으며, 오랫동안 인천시농구협회장과 한국실업농구 연맹 부회장을 지내는 등 인천체육 발전에 힘을 보탰다.

이 때문에 유정복 시장 당시 그는 체육회 부회장, 통합체육회 상임부회장을 지내면서 동시에 프로축구단 인천유나이티드 대표이사를 맡을 만큼 신임을 받았다.

하지만 2018년 6월 현 박남춘 시장 당선 이후 줄곧 인천시와 갈등을 빚었다.

인천시는 결국 올초 상임부회장 제도를 폐지하면서 그를 상임부회장이 아닌, 일반부회장으로 다시 인선했는데 그가 이 과정에서 제기한 각종 소송 때문에 대한체육회 인준이 미뤄졌다.

그런데 최근 법적 다툼이 모두 마무리 된 것을 확인한 인천시체육회가 대한체육회에 인준을 요청하면서 지난 10월24일 그는 인천시체육회 부회장으로 복귀했고, 체육회장 출마를 위해 16일 사퇴했다.

이밖에 민선 초대 인천남동구청장 출신으로 인천시바둑협회를 8년 동안 이끈 김용모(72), 유정복 시장 당시 인천시생활체육회장을 지냈으며 시체육회 이사를 맡았던 이인철(68), 8년째 검도협회를 이끌면서 지난해 세계검도선수권대회를 인천에서 개최해 한국 검도를 세계에 알린 김종성(61)씨 역시 그동안 꾸준하게 주변에 출마의사를 밝혀왔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후보 등록을 할 수 있을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들이 후보 등록을 하려면 체육회장 선거 기탁금 5000만원을 내야하는데, 득표율이 20% 미만이면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이 중 일부가 후보 등록 전 다른 후보를 지지하면서 사퇴의사를 밝히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
한편, 후보자 등록 신청 및 기탁금 납부는 12월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 동안 마쳐야 한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