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읽기] 제24회 인천인권영화제 
[인천문화읽기] 제24회 인천인권영화제 
  • 장지혜
  • 승인 201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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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운 삶 위한 전선 위, 수많은 '나'와 만나다

영화공간주안서 21일부터 24일까지 페미니즘·소수자·노동자·이주민 등 다양한 이슈 담은 13편의 다큐 상영…인권에 대한 감수성 높일 기회 제공

표현의 자유, 인권감수성 확산, 인간을 위한 대안영상 발굴을 목표로 하는 인천인권영화제가 1996년 첫 스크린을 펼친 이후 올해 24회를 맞았다.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영화제는 영상을 통해 인천의 인권문제를 제기하고 토론의 장을 열어 반(反)인권에 저항하는 수단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인천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매년 인권영화제 행사를 개최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서울인권영화제가 최근까지 매년 영화제를 열었지만 예산 부족 때문에 격년제로 전환했다.

21~24일 영화공간주안에서 진행되는 올해 인천인권영화제의 주제는 '수많은 '나'들의 삶·자리·전선'이다. 인간다운 삶을 향해 살아가는 무수한 '나'들이 당신으로 연결되는 관계를 의미한다. 나흘간 총 13편이 상영되며 전편 무료다. 모든 다큐멘터리 상영 후에는 감독과 배우, 인권 관계자 등과의 대화의 시간이 마련돼 있다.
 


▲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개막작 : 우리는 매일매일
페미니즘이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며 페미니즘 책이 주목을 받고 불길 같은 미투 운동도 일어났다. 동시에 페미니즘을 향한 역풍도 거센 상황이다. 감독은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갖고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활발하게 활동한 '영 페미니스트' 친구들의 자취를 찾아본다.
 


▲ 영화 '손으로 말하기까지'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 영화 '손으로 말하기까지'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손으로 말하기까지
수어가 언어인 농인들은 손으로 말한다. 청인 중심의 세계에서는 소리가 아닌 손으로 말하는 것을 금하고 없애려 한다. 그에 맞서 농인들은 손으로 말하며,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 영화 '그 해 우리는 사랑을 생각했다'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 영화 '그 해 우리는 사랑을 생각했다'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그 해 우리는 사랑을 생각했다
미국 보스턴에는 성소수자 청소년들의 극단 '트루 컬러'가 있다. 이곳 단원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고민을 풀어낸 연극을 준비한다. 연극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고 긍정하는 과정을 만든 이들은 가족과 사회를 향해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 영화 '아나타 힐'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 영화 '아나타 힐'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아니타 힐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변호사 아니타 힐은 과거 직장 상사였던 대법원장 후보자 클레런스 토마스의 청문회에서 그의 성폭력을 폭로한다.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에 저항하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아니타 힐의 생존 이야기는 현재의 우리를 떠올리게 한다.
 


▲ 영화 '북도 남도 아닌'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 영화 '북도 남도 아닌'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북도 남도 아닌
자유와 희망의 삶을 찾아 목숨 걸고 북한을 떠난 사람들이 또 다시 제3국으로 떠났다. 무엇이 이들을 그 먼 유럽까지 밀어냈을까? 북과 남,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
 


▲ 영화 '세컨드 홈'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 영화 '세컨드 홈'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세컨드 홈
17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는 까우살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다. 얼마 전에 결혼한 까우살의 아내 누스랏은 한국에서 짧은 신혼생활을 보내고, 혼자 방글라데시로 돌아간다. 한국을 떠나지 못하는 까우살에게 '홈'은 어떤 의미일까.
 


▲ 영화 '체르노빌의 할머니들'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 영화 '체르노빌의 할머니들'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체르노빌의 할머니들
체르노빌 4번 원자로 주변 방사능 피폭 지역에는 저항적 삶을 이어나가는 할머니들이 살고 있다. 왜 이 할머니들은 원전 사고 후 정부의 통제를 어기고 방사능 피폭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이곳으로 돌아온 것일까?
 


▲ 영화 '리틀보이 12725'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 영화 '리틀보이 12725'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리틀보이 12725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 '리틀보이'가 투하된다. 그곳에 있던 한 여성은 귀향 후 '리틀보이' 김형률을 낳는다. 원자폭탄 피해 2세를 대한민국 최초로 알린 김형률의 1만2725일간의 생의 기록과 외침을 따라간다.
 


▲ 영화 '깃발 창공 파티'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 영화 '깃발 창공 파티'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깃발 창공 파티
금속노조 KEC지회는 2010년 파업 이후 회사의 탄압과 차별로 소수노조가 되면서 교섭대표 지위를 잃었다. 그 한계를 넘기 위해 고민 끝에 교섭창구 단일화를 거쳐 협상 과정에 참가하기로 한 노동자들. 토론을 거듭하고 부단히 움직이는 이들의 역동적이고 치열한 시간 속에 삶의 힘을 나누는 일상도 흐른다.
 


▲ 영화 '아나타 힐'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 영화 '언더그라운드'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언더그라운드
도심 곳곳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열차에 올라타는 끝도 없는 사람들. 모두 잰걸음으로 땅 위 삶을 향해 지하를 거쳐갈 때, 이 반듯한 공간 '언더그라운드'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도 시끄럽게 돌아가는 세상 아래, 지하에서의 삶은 어떤지 묻고 싶어진 카메라가 그들에게 다가간다.
 


▲ 영화 '감염된 여자들'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 영화 '감염된 여자들'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감염된 여자들
잘 알려지지 않은 에이즈 감염 여성에 대한 동등한 의료 권리를 위한 투쟁의 기록. 낙인과 차별의 전선 맨 앞에서 삶의 자리를 확장해온 여성들의 위대한 30여년 여정을 담았다.
 


▲ 영화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 영화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1974년 8월30일 도쿄 중심에 있는 미쓰비시중공업 빌딩에서 시한폭탄이 터졌다. 연달아 '일제 침략 기업'에 대한 폭파공격이 이어졌고, 이 '범인'은 성명서를 통해서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이라고 밝혔다. 1975년 5월, 이들은 일제히 체포되었다.
 


▲ 영화 '당신의 사월 Yellow Ribbon'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 영화 '당신의 사월 Yellow Ribbon' 스틸컷. /사진제공=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폐막작 : 당신의 사월 Yellow Ribbon
세월호 참사는 피해자와 그의 가족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사건이자 아픔이다. 2014년 4월16일로부터 5년이 흐른 지금까지 우리는 세월호 참사와 함께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목격자로 우리에게 남아 있는 트라우마를 대학생, 교사, 카페 주인, 진도 어민, 인권활동가 다섯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돌아본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김창길 조직위 집행위원장 인터뷰]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 편치 않지만 도망칠 순 없어"

▲ 김창길 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위원장.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 김창길 인천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 위원장

"운영 어렵지만 활동가들 덕에 이어가"…"노동자 인권문제 쉽게 개선되지 않아"

23년 전 1회 인천인권영화제 때 관객으로 갔던 그가 어느덧 영화제를 이끄는 대표가 되어있었다. 김창길 위원장은 15회가 되던 2010년부터 인천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과거엔 광주나 수원 등 다른 지역에서도 인권영화제를 운영하는 등 활발했던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없어지고 서울과 인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특정한 예산 없이 후원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어려운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자기일처럼 참여하는 활동가들이 있어 역사를 이어갈 수 있어요."

김 위원장은 인권을 지키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고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매해 어김없이 영화제를 개최하고 권리를 주장하는 반복이 중요한 이유다.

"대형마트 홈에버 노동자들을 다룬 '외박'이 2007년 만들어졌는데 지금의 톨게이트 노동자 상황과 완전히 같더군요. 10여년이 지났지만 인권문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습니다."

그는 진실을 직시하고 파헤치는 영화제가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고도 했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습입니다. 현실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 본다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미룰 수는 없어요. 도망칠 수도 없죠."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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