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요란스럽지 않으면서도 종종 큰 성과로 두각을 나타내는 곳이 있으니 바로 오산시다. 교육 분야에서 특히 그렇다. 수영을 비롯한 체육 분야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더니 이번엔 온종일 돌봄서비스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11월 시작한 '함께자람센터'모델이다. '아이자람, 부모자람, 마을자람'을 표방하며 출범한 오산시 지역맞춤형 교육정책이다. 작년 2월 보건복지부의 다함께 돌봄 공모사업과 온종일 돌봄 생태계 구축 선도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이 사업의 특징은 마을자원을 활용하는 방식에 있다.

센터는 우선 마을 내 공동주택 등의 유휴공간을 10년 무료로 시에서 임대해 활용한다. 체육, 문화, 교육 프로그램은 교육재단으로부터 강사와 시설 등을 지원받아 운영한다. 이른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수요자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돌봄은 상시 돌봄, 일시 돌봄 등으로 세분화하고, 등·하교 서비스도 제공한다. 특별프로그램 이용료와 급·간식비 외의 이용료는 무료다. 학기 중에는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방학 기간 중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함으로써 맞벌이와 다자녀 가정의 어려움을 해결한다고 한다.

아이들의 성장과 교육, 돌봄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최대 현안이자 과제다. 한마디로 답이 없는 문제였다. 갈수록 추락해 가는 출산율과도 연계돼 있다. 이처럼 뚜렷한 해법이 없는 상황에서 오산시의 함께자람센터 모델이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사뭇 기대된다. 아이들의 교육과 성장에 있어서 지역사회의 참여문제도 더없이 중요한 테마다. '한 이이를 키우는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학교·가정·지역의 연계와 협력을 기초로 아이와 부모, 마을이 함께 자라며 성숙해 가는 새 모델로 함께자람센터가 주목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지난 3월 유은혜 교육부총리의 방문을 필두로 경상남도, 원주시, 각 시도교육청 관계자들의 견학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 오산시도 내달 3, 4호점 운영을 시작하며 오는 2022년까지는 30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선의의 경쟁으로 새로운 지혜를 확산하고 재창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