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보유 예보, 100억원에 팔 계획 … 원소유주 "2000억원 가까운 가치" 반발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인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시흥시의 한 대형 납골당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헐값 매각' 논란이 불거졌다.

예보는 납골당 채권을 쥐고 있는데, '장사시설'로서의 명확한 비용 계산도 없이 예상가 대비 10%로 서둘러 매각하고 있다는 게 원소유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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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예보는 채권을 회수하기 위한 절차로 시흥시 군자동 소재 '대한불교영각사재단 군자추모공원(이하 재단)'인 영각사를 매각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영각사는 2만5004기를 봉안할 수 있는 대형 납골당(연면적 7007㎡)이다. 1995년 시흥시의 사설납골당 허가를 받았고, 2005년 재단이 사업권을 인수했다.

재단은 이후 8만여 기를 추가로 증축하는 등의 사업을 구상했고, 부산저축은행과 이 은행의 차명 SPC 3개사를 통해 834억원을 투자받았다.

하지만 장사시설 세부조건 미충족, 부채 과다, 재단 설립실패 등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2011년에는 부산저축은행이 비리 사건으로 파산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부산저축은행 파산관재인인 예보는 재단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예보에게 재단이 넘어간 셈이다. 잡혀있는 납골당 담보만 1만9237기로 전체 76.9%에 해당한다.

문제는 납골당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불거졌다. 지난 9월 A업체가 100억여원으로 재단 인수에 나섰고, 예보도 긍정적으로 판단하면서 원소유자가 반발하고 있다. 해당 납골당의 봉안당은 1기당 원가가 800여만원으로, 전체 설치가가 700억여원이다. 이 밖에 운영수익 등을 따지면 2000억원 가까이 된다는 게 원소유자의 주장이다.

실제 2010년 B회계법인이 실시한 용역조사에서도 투입 원가와 이익을 가산한 비용이 1615억여원으로 산출된 바 있다. 현 매각가에 비교하면 10%에도 못 미친다.

반면 예보는 '납골당 기능'을 상실했다는 측면에서 가치를 100억여원으로 가늠했다. 그동안 운영되지 않았고, 시흥시가 향후 '허가취소'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원소유자는 "설치한 원가만 700억여원에 땅값까지 있는데 100억원에 판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지 않느냐"며 "매각을 막고 싶지 않다. 그런데 공공기관이라면 분양 등의 방법으로 환수하는 등 최소한 제대로 해야 한다"고 발끈했다.

예보 관계자는 "법적 검토를 많이 했으나 도로 확보 등 납골당 운영 조건이 이뤄지지 않았고, 시의 의견도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싸게 매각할 이유가 없다"며 "경영권이 회복되면 경매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훨씬 가치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원지방법원은 오는 11월20일 오후 '회생계획안의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 집회'를 개최하고 매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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