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구체안 나와야 확보 가능한데 수도권매립지 4자 회의 '돌연' 연기
수도권 폐기물을 처리할 대체 매립지 협의가 다시 공회전하고 있다. 100여일 만에 재개된 지난주 회의에서 "격주로 모여 협의하자"던 환경부가 수도권 3개 시·도에 갑작스럽게 연기를 통보했다.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이 2024년 하반기 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골드타임'을 허비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천시는 지난 13일로 예정됐던 수도권매립지 4자(인천시·경기도·서울시·환경부) 회의가 취소됐다고 14일 밝혔다. 백현 시 환경국장은 "회의 당일 환경부가 일정상의 이유로 회의를 열기 어렵다고 통보했다"며 "4자 회의는 이달 말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 매립지 확보 협의에 속도를 낸다는 일정도 꼬였다. 4자는 지난 7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에서 회의를 열어 2주에 한 번씩 대체 매립지 확보 협의를 이어가자고 공감대를 모았다. 4자가 모인 건 지난 7월19일 이후 100여일 만이었다.

수도권 3개 시·도가 2년여에 걸쳐 진행한 '대체 매립지 조성 연구용역' 결과를 검토하기로 했던 후속 회의가 또다시 미뤄지면서 수도권매립지 정책의 앞날도 불투명해졌다. 앞서 류제범 시 수도권매립지정책개선단장은 "올해 안으로 구체적인 조성안이 나오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대체 매립지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달 말 회의가 재개되더라도 연말까지 4자가 대화할 수 있는 기회는 2~3번밖에 되지 않는다.

대체 매립지를 확보하는 데 골든타임을 이미 놓쳤다는 진단도 나온다. 연구용역에서 수도권 공동 대체 매립지 조성에 최소 7년 6개월이 소요된다고 분석됐다. 시와 SL공사는 수도권 3개 시·도 폐기물이 처리되는 3-1매립장이 2024년 하반기 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L공사 관계자는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려면 타당성 조사, 설계 용역 등의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시간이 빠듯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