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격사유가 되는지 전혀 모르겠고 중앙에서 추천된 인물이라서 위촉한 것뿐입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파주시 협의회에 부적격 위원이 추천됐다 2개월여 만에 사퇴하는 해프닝을 빚어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민주평통 파주시협의회(이하 파주평통)에 따르면 6월17~28일 10일간 정당 및 각계각층, 국민 참여 형태로 파주 평통자문위원을 신청받아 이 중 71명을 선정했다.

파주평통이 위촉한 자문위원은 9월1일부터 2021년 8월31일까지 2년간 파주평통과 관련된 활동을 하게 됐지만, 결격사유가 있는 위원이 있음에도 아무런 검증 절차 없이 위촉해 논란이다. 논란은 더불어민주당 파주시의회 A의원의 아들 B(23)씨가 위촉된 것인데, B씨의 이력이 평통 위원 위촉 결격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현행 평통 위원 추천 제한 및 위촉 결격사유에는 현직공무원(국회의원 보좌관·비서관)과 직계가족이 동일 협의회에 추천된 경우 1인만 위촉된다는 조항이 있다.

B씨는 현재 모 국회의원실 인턴비서관으로 근무 중이며 당연직 자문위원인 A의원의 아들로 사실상 결격사유에 해당하지만 아무런 검증 절차 없이 자문위원에 위촉됐다. 청년 C씨는 "B씨가 평통 업무와 전혀 관계없음에도 자문위원에 위촉된 것은 어머니인 A시의원의 힘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공정하지 못하는 과정을 거쳐 스펙을 쌓는 정치인 자녀들의 현실에 좌절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이런 사실에 파주평통과 A시의원은 전혀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A시의원은 "아들이 같은 평통 자문위원에 위촉된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결격사유가 된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다"며 "아들에게 사임계를 제출한다는 소릴 들었다"고 말했다. 추천설에 대해서는 "위촉 사실 자체를 모르기에 추천했다는 것은 억지이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파주평통 관계자는 "B위원의 경우 중앙위원회에서 추천한 인물로 위촉식에 참석도 하지 않았기에 아직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면서 "결격사유가 된다는 얘기를 듣고 본인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게 전부"라고 말했다.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