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본사 둔 적 없는 언론사의 승계, 바로잡아야
▲ 2014년 3월21일 배다리 아벨 시다락방에서 열린 '소농 선생님 기증도서 전시 기념 강연회-대중일보를 말하다' 소책자 표지.
▲ 2014년 3월21일 배다리 아벨 시다락방에서 열린
'소농 선생님 기증도서 전시 기념 강연회-대중일보를 말하다' 소책자 표지.

 

배다리에서 2014년 3월21일 '대중일보를 말하다'라는 강연회가 열리게 된 사연은 이러하다.
2014년 소농(小儂) 김상봉 선생님의 기증도서 전시 준비를 하면서 선생님 댁에 여러 차례 방문했었다.

전시 첫날에 오셔서 전시된 모양을 기뻐해주셨다. 책들을 짚어 설명하시던 중 '인천 상의 보'를 가리키시며, "유신정권이 신문사를 1도(경기도 인천시였을 당시) 1사로 인천의 신문사를 강제 통폐합하면서 인천에는 15년(1973년-1987년) 동안 언론지가 없는 시기에 정부에 의한 신문이 주는 소식밖에는 접할 수 없는 어두운 시기에 '인천 상의 보'가 인천 소식을 전하는 역할을 했다"고 하신다.

자연스레 인천 언론사가 나오며 항간에 '경인일보'의 뿌리가 '대중일보'라고 말하는데 아주 잘못된 사실이라고 말씀하신다. 건강상 긴 시간을 말씀하실 수가 없는 상황이라 선생님이 아시는 사실을 대변해줄 수 있는 강연 시간을 선생님께 제언했다.

대중일보 창간 주 멤버셨던 이종윤 선생의 손자인 당시 OBS 경인TV 노조위원장 이훈기 선생을 소개해 주셨고, 선생님 도움을 받아 초청했다. 이훈기 선생도 흔쾌히 응해 주었고, (소농 선생님 기증도서 전시 기념) '대중일보를 말하다' 강연회를 열게 되었다.

이훈기 선생의 강연 자료 소책자 내용을 전한다.

1. 인천언론의 뿌리 대중일보.
'해방의 감격이 넘쳐나던 1945년 10월7일은 인천역사에 길이 남을 날이다. 인천 언론의 실질적인 뿌리이자, 현대 인천 언론의 효시인 대중일보(大衆日報)가 창간됐다. 대중일보는 해방 이후 관의 개입 없이 자생적으로 탄생한 민간신문이다. 창간사 중에서 "인천은 우리 수도의 관문이며 동시에 공업산업의 심장부인 만큼 대외적 교역이 이로조차 번창하고 국내적 생산이 융성할 것이니 국가와 함께 본지가 같이 성장하면서 … "

2. 대중일보 계승한 정통지 인천신보·경기매일신문.
인천신보는 1953년 정전협정 뒤 다시 인천에서 신문을 발행한다. 인천신보는 1959년 7월19일 다시 기호일보로 이름을 바꾼다. 그리고 마침내 1960년 7월7일 인천언론사의 한 획을 긋게 될 경기매일신문(京畿每日新聞)이 창간된다. 1973년 8월 말 유신정권에 의해 강제통폐합될 때까지 13년간 이어진다. 대중일보->인천신보->경기매일신문으로 이어진 인천 정통신문의 역사는 27년 10개월 만에 막을 내린다. 박정희 정권의 '1도 1사 정책'에 따라 인천의 대표적인 언론이었던 경기매일신문과 급성장하던 경기일보는 수원에 본사를 둔 연합신문에 강제 통폐합된다.

3. 언론강제 통폐합굴욕의 역사.
3사의 통폐합은 유신정권의 강압에 의한 강제통폐합이었다. 당시 경기일보 편집기자였던 오세태씨의 회고담은 참담했던 통폐합 당시의 상황과 정권의 폭력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한국적 민주주의' 탈을 쓴 권력은 이미 각본을 짜 놓았다. 모든 것은 각본대로 진행되었다. 신문은 각본에 따라 만들어졌고 국민은 귀머거리, 벙어리, 장님이 되었다. 비위 거슬린 펜은 무참히 꺾였고 야밤에 연행돼 갖은 고초와 협박을 당했다. 멀쩡한 기업이 각본에 의해 폐쇄되어 죽어주어야 했다."(중략)

4.(인천언론과 우리 가족사) 인천 100인 인물사에 이종윤 어른과 이벽 어른, 그리고 현재 이훈기 기자 3대의 대중일보에 흐르는 인천의 꼿꼿한 언론사를 본다.

5.유족으로서 경인일보의 창간 연도, 지령 변경에 동의할 수 없다.
대중일보를 계승한 인천신보, 경기매일신문 그리고 경기일보 모두 인천에 본사를 두고, 인천인들이 만든 신문이다. 인천에 본사를 둔 적이 없는 경인일보가 어떻게 원뿌리가 대중일보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 대중일보를 지켜낸 언론인의 유족으로서 경인일보의 창간 연도와 지령 변경에 동의할 수 없다. 이제 와서 경인일보가 대중일보를 승계한다는 것은 역사 왜곡이고, 올곧은 언론인들에 대한 모욕이다. 당장 바로잡아 마땅하다고 본다. 대중일보는 인천의 역사적 자산이자 인천시민과 인천지역 언론인들이 함께 공유해야 할 유산이기 때문이다.

6. 대중일보·경기매일신문의 계승은 정론직필(正論直筆)이다.

7. '인천지역 신문연구소' 설립 … 시민단체, '言論史 왜곡' 바로잡아야.
책방지기가 책방 안에서 보는 명작들의 정론이 있다. 사실을 바르게 살려 내려고 혼을 쏟아낸 글들 명작이 되어 책 손들을 맞이한다. 어진내의 인천의 빛을 바르게 찾아내기를 기를 써 세계를 품을 어진내로 흐르길 바라며 …

/곽현숙 아벨서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