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녹색연합에서 찍은 계양들녘의 모습.

3기 신도시 계획지인 인천 계양들녘이 자연·문화유산 확보 및 보전 운동을 펼치는 시민단체의 공모전을 통해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환경단체는 이를 계기로 논습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보전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등이 주최한 제17회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에 계양들녘이 선정됐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시급하게 보전할 필요가 있고, 보존 가치가 높지만 훼손 위기에 처한 자연·문화유산을 선정해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계양들녘은 논습지로 생태환경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바람길이 형성돼 도시의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또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와 큰 기러기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양들녘은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지정 고시한 3기 신도시 공공주택지구에 포함돼 개발을 앞두고 있다. 전체 개발구역은 계양구 귤현·동양·박촌·병방동 일대 면적 335만㎡이다. 2026년까지 공공주택지구를 조성해 1만7000세대를 수용할 계획이다.

부천의 대장들녘도 이번 공모전에서 지켜야 할 유산으로 선정됐지만 3기 신도시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대장들녘은 수도권에서 얼마 남지 않은 대규모 논습지로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인천에서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으로 2006년 계양산, 2009년 굴업도와 송도갯벌, 2015년 대청도 옥죽동 사구, 2016년 영종도 갯벌이 선정된 바 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와 기후변화 대응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논습지의 가치를 이해하고 개발 계획이 아닌 야생생물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