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직무 일자리 확대"137명 중 15% 업체로 출근
업무 직접참여 높은 만족감
전공 취업관련 시야도 넓혀
체험 한달 기간짧아 아쉬움
▲ 시흥시가 진행하는 대학생 알바사업에 참여한 에프엔제이 업체가 알바생을 참석시켜 함께 회의하고 있다. /사진제공=시흥시
시흥시는 방학을 맞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이 방학 동안에 다양한 시정을 경험하고, 학비도 마련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올해 시흥시는 6월 27일부터 7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여름방학 대학생 아르바이트 사업을 시작하면서 전국 최초로 새로운 활동을 도입했다.

학생들이 직장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직무체험일자리' 분야를 확대한 것이다.

학생들은 아르바이트 사업 기간에 관내 복지관이나 자활센터, 외국인 복지, 청소년진로멘토 등 시흥시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 및 사회적기업, 사회적협동조합 등 민간 기업체로 출근하게 된다.

올해는 137명 중 약 15%에 해당하는 21명이 직무체험일자리 분야에 배정됐다.

시흥시 장애인복지관, 시흥시건강가정다문화지원센터, 목감푸드뱅크, 시흥시1%복지재단 등을 비롯해 두리디자인, 소셜에코 등 민간 기업에서 다양한 직무체험을 하고 있다.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에프엔제이'는 코딩교육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컴퓨터공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고수경씨는 이번 아르바이트 사업에 지원해 6월부터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고씨는 "처음에 정말 놀랐거든요. 기업이라고 해서. 그런데 회사에서 콘텐츠 개발 회의에 참여해 의견을 낼 수 있고, 제작된 교육 콘텐츠를 테스트하는 업무도 주니까 저도 일하면서 뿌듯하고 새로운 경험을 한 것 같다"고 알바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아직 1학년이라서 학교를 졸업하면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전공이 어떻게 활용이 되는지 잘 몰랐는데, 이 회사에서는 제 공부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접 체험하고 있다"며 "다른 친구들보다 먼저 배우게 된 것 같아서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특히 직원분들이 저한테 좋은 말이나 조언을 많이 해주셨거든요. 목표가 생겼고, 2학기에는 조금 더 열심히 공부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아르바이트이기 때문에 프린트나 복사, 정리 등의 업무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고씨는 실무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사업에 대해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도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한 선배에게서 듣는 생생한 현장 이야기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번 대학생 알바 사업에 참여한 '에프엔제이' 정재엽 대표는 젊은 친구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회사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반적인 경력자라든지 사회 경험이 있는 분들은 어떠한 틀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코딩 교육이라는 것 자체가 틀이 없어야 하거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학생들이 정제되지는 않았지만 신선한 아이디어를 준다는 점이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알려주고 적응이 될만하면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이 조금 안타까운 거죠."

모든 학생이 관련 직무에 배정되는 것은 아니다.

시흥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일하는 박세연씨는 현재 아동복지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이다.

복지 분야를 공부하고 있지만, 노인과 아동은 엄연히 다르다.

쑥스러움을 많이 탄다는 박씨는 처음 이곳에 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어르신들과 대면할 일부터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어르신 복지를 위한 다양한 업무를 지원하면서 노인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노인복지에 대한 생각까지 바뀌었다고 한다.

"저는 아동복지 분야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노인복지 분야에 대해서도 알게 돼서 시야가 더 넓어진 것 같아요. 사회복지사를 꿈꾸면서 어차피 3, 4학년이 되면 실습도 해야 하는데, 이렇게 아르바이트 사업에 참여하면서 미리 실습을 체험해본 것 같아요.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기회가 됐어요."

박씨는 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이 편하게 책을 볼 수 있도록 도서관 자료를 정리하거나, 수업 출석을 관리하면서 사회복지사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무료한 노인의 말벗이 되기도 하고, 일주일에 세 번씩 진행되는 반찬 배달 봉사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직무와 연관된 일을 하며 배우고 있는데, 시급도 최저시급보다 높다.

대학생 아르바이트 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있냐고 되묻는 박세연 씨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쉽지 않은 요즘이다.

시흥시는 청년의 이런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내년에는 대학생 아르바이트 사업에 직무체험일자리를 확대할 계획이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일이 아니라 학업과 연계해 향후 취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찾는다면, 시흥시 대학생 아르바이트 사업에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시흥=김신섭기자 s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