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600만원 삭감 … 추가채용 늦어져 노동강도 강화
▲ 17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항만공사(IPA) 사옥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인천항보안공사지부가 기자회견을 갖고 일방적 교대제 개편 강행을 성토하며 "IPA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인천항 보안구역 곳곳에 '틈새'가 생기고 있다. 제도 시행 전보다 더 열악해진 근무 환경과 처우를 견디지 못한 인천항보안공사(IPS) 직원들이 줄줄이 그만두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항 보안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모회사인 인천항만공사(IPA)가 조속히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공공운수노조 인천항보안공사지부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이달 1일부터 지금까지 퇴사한 IPS 특수경비원은 모두 16명으로 집계됐다.

근무 체계가 기존 3조2교대에서 4조3교대로 전환되면서 연봉이 적게는 6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 정도 삭감된 게 이유다. 근무강도가 훨씬 세진 점도 퇴사 이유로 지목된다. 교대제 개편으로 근무조를 하나 더 늘리면서 56명을 충원해야 했는데, 채용이 더뎌지면서 기존 인원의 노동강도가 강화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오정진 지부장은 "인력 충원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박하게 4조3교대를 적용하다 보니 특수경비원들이 대직 등 추가 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노동 시간이 늘고 노동 강도가 강화됐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여기에 더해 직원들의 퇴직 행렬로 수만평에 이르는 인천항 부두의 보안 업무를 근무자 한 명이 모두 맡아야 하는 실정"이라며 "밀입국 등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IPS는 인천내항·남항·북항·신항 등에서 외곽 경비와 출입 인원·차량 검문검색 등 보안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인건비 등 IPS 예산은 모회사인 IPA가 지원하고 있다. IPA는 기존 특수경비원들의 삭감된 임금을 재원으로 신규 채용자 인건비를 충당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인천항이 외국적 선박이 입항하는 국제 항만이어서 근무자가 줄어들수록 밀입국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이다. 실제 2016년 밀입국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등 인천항 보안의 허점이 노출되자, IPS는 후속 조치로 근무자를 늘렸었다.

이에 대해 IPA 관계자는 "새로운 근무제 도입에 부족한 인원을 빠른 시일 내 충원해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특수경비원 고용 안정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법적 테두리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